“악역 딜레마에 빠졌었죠”
  • 경북도민일보
“악역 딜레마에 빠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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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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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할 수 없는 나쁜 남자 `김동완’
 SBS `사랑하는 사람아’서 연기 호평
“시청률 낮지만 종영까지 최선 다할 터”


 희한한 일이다. 분명 `나쁜 놈’인데도 시청자들이 “미워할 수만은 없다”며 연민의 정을 보내고 있다.
 SBS TV `사랑하는 사람아’(극본 최윤정, 연출 정세호)의 주인공 윤석주 말이다.
 `주몽’이 막을 내리기 전까지는 4~5%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이 `비인기 드라마’는 그러나 시청자 게시판에서만큼은 `사사(사랑하는 사람아)폐인’을 낳으며 14일 현재 8000 건에 육박하는 글로 채우게 만들고 있다. 시청자들은 윤석주를 보며 “천벌받아 마땅한 놈”이라며 분개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보고 있으면 너무 안타깝다”며 연민의 정을 강하게 보내고 있다.
 “제가 실수한 것 같아요. 흔히 생각하는 악인의 단선적인 흑백 연기를 피하려다보니 이런저런 모습을 담게 됐고 그게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린 것 같아요. 인물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제 잘못이에요.”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그럴 듯한 자랑이 이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13일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김동완(27·사진)의 목소리는 지금의 `결과’를 진심으로 실수라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시청률은 낮지만 MBC TV `하얀 거탑’의 장준혁에 이어 윤석주가 `나쁜 남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현상과는 배치되는 답변이었다.
 윤석주는 야망을 위해 사랑하는 여인과 아이를 버리고 재벌집 여자를 택한 나쁜남자다. 그는 자신의 야망을 측은히 여기고 조롱하는 이성철 회장(박근형 분)에게 “머슴이어도 그 자리(회장)에 앉고 싶습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그런데 이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동완의 연기에 대한 칭찬과 함께 윤석주를 이해할 수 있다는 식의 글들이 쏟아져나왔다.
 “배우에게는 그런 게 있어요. 악역을 맡더라도 약간의 동정심을 얻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나쁜 놈인 것은 분명한데 완전한 나쁜 놈은 되기 싫은 거죠. 석주를 연기하면서 저 역시도 그런 욕심에 시청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이제와 생각하니 그러면 안됐던 것 같아요. 석주는 나쁜 놈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제가 정신차렸어요. 한동안 악역 딜레마에 빠졌는데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러나 그의 말과 상관없이 시청자들은 어린 시절 고아가 되면서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5남매의 둘째아들 윤석주가 야망을 품는 이유를 포용하고 있다. 물론 김동완의 부쩍 성숙한 연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터.
 기본적으로 최윤정 작가가 그리는 윤석주 캐릭터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진 데다 슬픔과 욕망을 넘나드는 김동완의 안정된 연기가 합격점을 얻었다. 특히 그의 눈빛 연기에 대한 호평이 눈에 많이 띈다. 이 드라마가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폐인을 낳은 비결이다.
 13일 방송 후 시청자 이흔주 씨는 “초반 석주는 완전히 광기 어린 눈동자와 표정으로 미친 듯하더니 이 회장과의 신에서는 그 어떤 조롱과 비하도 이제 거슬릴 것 없다는 듯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데 정말 놀랄 만큼 섬뜩하고 무섭더군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러한 뜨거운 반응에도 시청률이 저조한 것에 대해 그는 어떤 생각일까.
 “제가 신인도 아니고 인기를 안 누려본 것도 아니고…. 이 드라마가 15% 정도의시청률을 유지하며 흘러가는 것보다는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시청률이 5%밖에 안 나오냐’는 소리를 듣는 것이 오히려 제게는 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단 한번도 다음 회의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날 김동완은 극중 연인 서영(한은정) 대신 택한 정민(황정음)과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촬영했다.
 “MBC TV `떨리는 가슴’ 이후 두번째로 드라마에서 결혼식을 올렸어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둘다 슬픈 결혼식이네요.”
 김동완은 “시청률은 낮지만 시청자들이 보여주는 `함축된 사랑’의 진한 농도와 열의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뜨겁다고 느낀다”면서 “종영까지 얼마 안 남았지만 그 사랑에 보답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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