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의 나무껍질에서 추출돼 다양한 디저트에 쓰이는 시나몬(석란육계), 씁쓰레하고 매콤한 맛 덕에 달거나 짭짤한 음식에 모두 어울리는 클로브(정향),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칠리페퍼(고추), 복숭아를 닮은 작은 과일에서 나오는 넛메그(육두구)와 메이스, 대중적인 맛으로 인기가 높은 페퍼(후추)….
　독특한 맛과 향으로 요리에 풍미를 더하는 향신료는 `천국의 향기’라 불리며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향신료는 인류 역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향신료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향신료가 한때 매우 비싼 상품으로거래됐고, 향신료 무역으로 탐험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신간 `향신료의 지구사’는 `최고의 향신료’로 꼽히는 시나몬, 클로브, 칠리페퍼, 넛메그, 페퍼 등을 중심으로 먹을거리가 어떻게 인류 역사를 바꿨는지 살펴본다. 책은 다섯 가지 향신료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혹은 아메리카에서 유럽, 아시아로 전파된 과정을 좇으며 향신료가 인류의 역사를 결정하게 된 순간들을 그린다.
　유럽인들은 1차 십자군전쟁을 통해 페퍼, 클로브 등 새로운 향신료를 접하고, 음식을 포함한 이슬람의 삶의 형식을 배우게 된다. 또 값비싼 향신료가 화폐 대용으로 쓰이면서 유럽경제의 성장을 이끈다. 이뿐만 아니다. 오스만 제국이 지중해를 장악하자 유럽은 향신료를 실어나를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다 탐험에 나서게 되고 결국 아프리카라는 새로운 대륙을 만나게 된다.
　향신료는 전 세계의 식탁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지구의 동과 서, 남과 북을 이어 다양한 문화를 탄생시켰고, 경제세계화를 이끌었다는 것이 책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