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안되는 내 마음… 감정연습법으로 다스릴 수 있다?
  • 이경관기자
뜻대로 안되는 내 마음… 감정연습법으로 다스릴 수 있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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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지음 l 추수밭 l 291쪽 l 1만3000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노란리본이 하염없이 휘날린다. 무거운 침묵 속의 울음에 자꾸만 목이 멘다. 잔인하기만 했던 4월이 지나고 어느덧 5월의 중턱에 다다랐다.
 전 국민이 외상 후 스트레스(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27일이 흘렀다. 실종자 가족들은 더 이상 울 힘도 남지 않았다. 돌아오지 않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막막한 생계 역시 걱정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서로를 끌어안는 연대의 위로가 아닐까. 너와 나, 우리를 위로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감정 연습을 해야 한다.
 박 정신건강의학과 박용철 원장이 펴낸 `감정연습’은 불안과 고통에 내몰린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잘 보듬을 수 있도록 실용적인 감정 조절법을 안내하고 있다.
 “언어를 배우고, 자신의 감정을 세분화하면서 아이는 그런 공포를 극복합니다. 슬픈 감정에 대해서 `이건 슬픔이야’라고 마음속으로 규정할 때, 그것은 이미 생존 문제와는 동떨어진 것임을 스스로에게 알려 주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언어화함으로써 너무나 추상적인 감정이라는 존재를 마음속에서 구체화하고 조절 가능한 존재로 다룰 힘을 얻게 됩니다. 즉, 본인의 감정을 세분화하고 이름을 붙일 수 있어야 슬픔에는 슬픔에 맞는 행동을, 불안에는 불안에 맞는 행동을, 기쁨에는 기쁨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101쪽)
 이 책에서는 우리가 평소 의식하지 못했지만 우리의 마음속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것을 `마음의 덫’으로 명명한다. 어릴 적 경험과 과거의 상처에서 비롯되는 마음의 덫은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감정과 생각을 이끌고 내 인생의 발목을 잡는다.
 박 원장은 이러한 마음의 덫에서 벗어나 감정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조정하는 무의식적인 요소들과 반복되어 나타나는 감정 패턴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감정연습을 위한 다양한 셀프테라피 방법을 제시한다.
 불길한 사고를 떨쳐내는 `이미지 사고법’, 나의 장단점을 인정하는 `무지개 사고법’ 등 생각을 달리하는 이론적인 방법에서부터 감정을 세분화해 서술하는 `감정일기 쓰기’, 인간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문학작품 접하기’ 등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가족을 갑작스레 떠나보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섣부른 희망의 말 대신, 동일한 아픔을 겪은 부모의 이야기를 담담히 읽어주고 싶다.
 “`이제 가야 해, 아빠.’ 규가 말했다. 어찌할 수 없는 순간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가지 말라고 손을 꼭 붙잡고 애원하고 싶었다. `저 낙타를 타고…… 춤추는 별로 갈 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규는 천천히 암각화 속의 낙타를 불러냈다. 삼천 년 전의 낙타가 돌 속에서 성큼 빠져나왔다. 마치 그 긴 세월 동안 돌 속에 갇혀 규를 기다려왔다는 자세였다. 규는 안장도 없이 낙타의 등에 훌쩍 올라탔다. `여행 즐거웠어, 아빠.’”(정도상, `낙타’, 문학동네, 2010년, 243쪽)
 아들과 함께 가려했던 몽골로 여행을 떠나면서 비로소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인 정도상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소설 `낙타’.
 소설은 아들 `규’의 영혼과 함께 몽골로 떠난 아버지가 광활한 사막, 그 풍경 속에서 아들과 진정한 소통을 하며 그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너와 나, 우리라는 연대가 빚어내는 위로는 때로는 큰 힘을 발휘한다. 넘실대는 노란 물결 사이로 우리 모두 자신의 다친 감정을 들여다보고 다독여야 하지 않을까.
 흐르다 흘러 메마른 눈물과 달리, 일정하게 굽이치는 진도의 바다. 가정의 달 5월,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들을 대신해 그들의 가슴에 카네이션 한 송이를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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