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승리는 박 대통령에게 준`마지막 기회’
  • 한동윤
재·보선 승리는 박 대통령에게 준`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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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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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압승이 박 대통령의 승리가 아닌 까닭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7·30 국회의원 재·보선결과는 두말할 것도 없이 새누리당의 압승(壓勝)이다. 15개 선거구 중 11개에서 승리했을 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의 안방인 전남에서 새누리당이 당선자를 냈으니 새정연은 사실상 궤멸(潰滅)되고 말았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사퇴했고, 당은 비상체제로 전환됐다. 그렇다고 출구(出口)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앞날이 캄캄하다.
 반면 새누리당의 대승은 세월호 사고로 동력을 상실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천군만마 같은 역할을 할 것이 확실하다. 세월호 사고 직전 박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70%까지 상승했으나 세월호가 이를 까먹기 시작해 40%대로 주저앉음으로써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상실한 것을 감안하면 재·보선 승리는 박 대통령에게 큰 힘을 실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새누리당 압승은 곤두박질 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괴담’을 앞세워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몰아붙인 새정연이 입에 칼을 물고 자멸(自滅)했으니 박 대통령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입지(立地)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재·보선 전이나 마찬가지로 답보상태다. 여론조사 전문 업체 `한국갤럽’이 재·보선 이틀 후 발표한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취임 이래 최저수준인 40%에 불과했다. 반면, 직무를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49%로 취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에도 역전(逆轉)이 일어났다. 세월호 침몰 직후 47%였던 박 대통령 지지율은 40%로 추락했지만 새누리당 지지율은 평균 42%를 유지했다.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의지해온 새누리당이 자체 지지율로 재·보선에서 승리를 거둔 셈이다. 왜 그럴까?

 7·30 재보선 야당 참패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잘했다기보다 야당이 자해(自害)로 스스로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분석이다. 특히 새정연의 서울 동작을에서 터진 `공천난동’을 시작으로, <광주의 딸> 권은희 광주광산 내려꽂기 공천, 정의당과의 후보단일화 야합(野合) 등이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새정연의 세월호 비극 우려먹기는 국민들로부터 분노를 샀다. 상주(喪主)보다 곡(哭)쟁이가 더 서럽게 울듯 세월호 유가족보다 새정연이 더 호들갑을 떨었다. 세월호 특별법으로 대통령과 청와대를 수사-기소해야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세월호 청문회가 열리지 못했고, 세월호 집회라면 기를 쓰고 달려갔다. 유족들의 국회 단식농성장에 나타나 동조단식을 벌인 새정연 의원들이 한 일이라곤 세월호 수습이 아니라 유가족 선동에 가까웠다. 유권자들이 지난 100여일 동안 새정연의 행태를 예리하게 지켜보고 재·보선에서 심판한 것이다.
 더구나 재·보선 전날 판사출신인 새정연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유병언 사체가 바꿔치기 됐다”는 황당한 폭로로 재·보선에 결정적인 `자뻑’을 저지르고 말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유병언 가족과의 DNA 대조로 유변언의 시체를 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김대업식’ 폭로로 본인은 물론 새정연 전체가 `황당집단’으로 낙인찍히고 만 것이다. <광주의 딸> 공천으로 돌아선 민심에 화염병을 던진 격이다.
 아무리 돌아봐도 새누리당이 잘한 일은 보이지 않는다. 새정연의 자책골만 화려하다. 이러니 박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될리 없다. 결국 7·30 재보선 결과는 여야 모두 못마땅하지만 야당에게 회초리를 들어야겠다는 민심의 표출이다.
 갤럽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인사 잘못/검증되지 않은 인사 등용(18%) △세월호 참사 수습 미흡(16%) △소통 미흡(12%) △리더십 부족(7%)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음(6%) △경제정책(6%) △독단적(5%) 등을 이유로 꼽았다. 새정연을 호되게 몰아세웠지만 국민들은 박 대통령에게도 옐로카드를 내보인 셈이다.
 어쨌든 재보선으로 박 대통령은 다시 시작할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변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 또 나라 곳곳에 세월호가 널려있다. 박 대통령의 심기일전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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