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법률 리더 양성’ 향한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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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법률 리더 양성’ 향한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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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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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다 '한동대 로스쿨'
 
`한국에서 미국 변호사를 양성한다’
감이 안잡힌다. 마치 판소리를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배운다는 말처럼 들린다. 과장이 아니다. 아시아 최초의 미국식 로스쿨 도입. 경북 포항의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이다. 한동 로스쿨은 올해로 개원 5년을 맞았다. 신생 학교에 지방대다. 그러나 무모한 도전이라는 우려는 기우가 됐다. 졸업생 절반 이상이 미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순수 국내교육만으로 이룬 성과다.
이제는 미국에서 이 학교로 역 유학을 온다.
세계 법률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작은 거인. 한동 로스쿨의 미래는 아시아 리더 양성의 메카다.
 
 
 
 
亞 최초 미국식 로스쿨 도입…재학생 20% 외국인
개원 5년째 졸업생 절반 이상 美 변호사 자격 취득
판례·토론 중심 철저한 실무교육으로 경쟁력 `UP’

 
  미얀마에서 온 소 조나단(26)씨.
 그의 꿈은 아시아 난민을 돕는 국제 인권 변호사다.
 국제 사회에서 `미국법 = 세계 표준’. 국제 변호사가 되려면 미국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아닌, 한국땅을 밟았다. 한동대 로스쿨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올해 졸업반인 그는 한국 토종교육으로 미국 미주리주 변호사 자격 시험을 준비 중이다.
 조나단처럼 이곳 로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은 33명.
 전체 재학생의 20%가 16개 나라에서 온 유학생이다.
 몽골, 카메룬 등 제3세계 출신도 다수다. `외국인이 유학오는 대학’이다.
 한동 로스쿨은 아시아 최고의 국제법률대학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성공 비결은 철저한 `글로벌화’.
 대학원 수장부터 미국 본토에서 온 국제 변호사 `통’이다.
 미 국제변호사협회 이사장 출신의 린 버자드 원장(캠블대 석학교수)을 영입했다.
 그를 비롯해 교수 3명 중 2명이 미국 변호사 출신이다.
 세이트루이스주의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에릭 엔로(35)씨는 3년 전 이 대학원 조교수가 됐다.
 엔로 교수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이 판례와 토론 중심의 강의에 빠르게 적응해 놀랐다”며 “국가간 지적소유권 분쟁에 정통한 한국인 전문가를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업 방식은 미국 로스쿨을 벤치마킹했다.
 100% 영어 수업은 기본이다. 그러나 영미법 교육만이 전부는 아니다.
 아시아, 유럽 등 각국의 국제법도 중요하게 다룬다.
 미국 로스쿨과의 경쟁력은 여기에서 나온다.
 이희언(34) 법률대학원 부원장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 법률시장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전천후 국제 변호사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교육 과정은 실무형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국제무역, 환경, 통상, 지적재산권 등을 전문화시켰다.
 이 3년 과정을 마치면 미국 12개 주에서 변호사 시험 자격을 부여한다.
 보통 한국에서 응시 자격을 갖추려면 법대 졸업(4년)+미 로스쿨 학위 취득(2년)=6년이 걸린다. 한동 로스쿨은 절반의 과정으로 초고속 합격이 가능하다.
 국제분쟁, 무역마찰, 인권 등 사례 위주의 법률 공방을 벌이는 수업이 많은 것도 이 대학원의 특징.
 대학원 1년생인 최미나(27·여)씨는 “단순히 법조문을 외우는 것보다 다양한 학부 전공자간 토론을 통해 국가간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타협과 협상의 기술을 배운다”고 말했다.
 국제법 분야에서 이미 학생들의 실력은 국내 최강이다.
 최근에는 권위있는 국제 모의법정 국내 예선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동 로스쿨이 개원 5년만에 내놓은 `성적표’는 주목할 만 하다.
 전체 졸업생 중 절반인 23명이 미국 변호사가 됐다.
 미 현지 로펌에 인턴으로 활약 중인 졸업생도 상당수다.
 현지 법학교육 없이 `아시아 1호’ 미 변호사가 된 이선주(35·여·1회 졸업)씨는 현재 미 연방 법원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인 이프림 위트먼(28)씨는 고국이 아닌 한국에 역 유학와 지난해 미국 미주리주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다.
 이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의 전력도 다양하다.
 대기업 연구원, 국회의원 보좌관, 회계사, 주부 등 폭이 넓다.
 학연, 지연의 장벽과 서열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영어학원을 운영하다 로스쿨에 입학한 이병규(36·2년)씨는 “국가간 통상과 무역 등 국제 비즈니스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원재천(45) 교수는 “폭넓은 인적 스펙트럼은 한동 로스쿨만의 특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 여러 분야를 대변할 수 있는 전문 법조인을 양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은 국가의 근본을 이루는 인프라다. 법이 바로 설 때 정치, 경제 등 사회 전반이 발전할 수 있다.
 한동 로스쿨의 뿌리는 여기에 있다.
 한국에서 키운 글로벌 인재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우물안 개구리’격인 국내 법학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1세기 국제 법률인 양성소. 이곳에 `글로벌 코리아’의 미래가 있다.
  /글 이지혜·사진/임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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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 김영길 총장 인터뷰
 
“전문성·글로벌 마인드 갖춘 `국제통’ 변호사로 키운다”
 
 김영길(68·사진) 총장실에는 대형 세계 지도가 2개나 자리잡고 있다.`글로벌 마인드’를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김 총장의 의지다. `아시아 최초의 미국식 로스쿨 도입’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김 총장은 개교 원년부터 3600여 명의 교수와 학생들을 이끄는 한동대의 사령탑이다. 그를 통해 한동 로스쿨의 미래를 들어봤다.
 -한동 로스쿨의 목표는 무엇인가
 “국제사회에서 `통하는’ 전문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변호사들은 소송이 주 업무다. `국제통’변호사가 부족하다. 미국식 로스쿨을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확실한 전문성과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해외 변호사들과 경쟁할 인재가 필요하다.”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철저한 실무교육을 통한 아시아 법률 리더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대학원에는 인도 등 다수의 제3세계 출신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대부분 학교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는다. 세계화 시대, 이들은 한국에 꼭 필요한 인적 네트워크의 씨앗이 될 것이다.”
 김 총장은 21세기는 `국경없는 법조인’이 필요한 시대라고 진단했다. 국제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국가간 장벽이 가장 큰 법의 영역에서 `협상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한 아시아권 법률시장의 틈새전략이냐”는 질문에 그는 “미국이 잘 할 수 없는 분야인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로스쿨과 비교해 가장 뒤떨어진 점은
 “모든 것이 열악하다. 우선 영어권 국가가 아닌 한국에 그것도 지방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한국은 동북아 경제 및 물류 중심 국가로 도약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국제법 전문가를 지방에서 양성한다는 것은 오히려 장점이다.”
 -로스쿨 도입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
 한국 법학교육의 한계는 실무보다 육법전서에 의존한 고시에 있다. 한국밖에서는 경쟁력이 없다. 로스쿨은 시대의 요구다. 법률 시장 개방 시 경쟁력 있는 법조인 양성이라는 거시적 목표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
 -국제화 교육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는
 “아시아에도 유럽연합처럼 머지않아 경제블록이 탄생할 것이다. 아시아를 이끌어갈 지도자 육성이 시급하다. 특히 전공간 융합이 대세인 요즘, 로스쿨의 다양한 인적 스펙트럼은 강점이다. 법만이 아니라 법과 경영, 법과 기술이라는 시너지 효과의 창출을 이루겠다.”
 
 
김영길 총장은
 
 김영길 총장은 1년에 지구 한 바퀴(약 4만km)를 달린다.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땀의 결과다.
 김 총장은 학생들과 격의없이 지내기로 유명하다. 2년 전 스승의 날에는 졸업생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자동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김 총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활동한 과학자다. 포스텍 초대 총장을 지낸 김호길(1994년 작고) 박사와 형제간인 그는 세계적 명문대학을 만들기 위해 20년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1995년 한동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늘 “한동인의 무대는 전세계다”고 말한다. 6년 전 영어 교명(Handong University)을 바꿨다.`Global’을 추가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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