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유도 메카’ 나래 펴다
  • 경북도민일보
포항 `유도 메카’ 나래 펴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도 요람’ 동지고 국가대표 잇달아 배출

용인대 포항캠퍼스 유치 땐 체육도시 급부상

 
 
 
 
 
1961년 처음 개관된 포항유도관은 지역 유도인 양성 산실 역할을 했을뿐 아니라 포항시유도회 탄생의 효시가 됐다.
 
포항이 고향인 김정행 용인대 총장이 지난해 2월 제5대 총장으로 재선임된 후 포항에서 용인대 유도학과 동문을 중심으로 축하연이 열렸다.
 
 
이달 중순 포항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3회 회장기 전국유도대회 겸 제2차국가대표 선발전 유치는 포항시가 유도 도시로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포항이 국내 유도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시청 유도팀이 수년간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며 최고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유도 명문 용인대 포항캠퍼스 설치가 가시화되고 있다. 숙원사업인 유도회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포항 유도의 `신 르네상스’시대의 막이 오르고 있다. 이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포항에서 후진 양성에 기여한 선지자들의 노력, 그리고 포항 출신 유도인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항시 체육발전의 원동력이 된 포항 유도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 본다.
 
 ▶ 포항 유도의 역사
 포항은 1930년대말 경찰의 무도 수련을 위해 상무관을 마련했던 것이 효시다. 활발하게 보급이 시작된 것은 1961년초.
 경북 최 고단자 구태회(81)선생이 그 해 3월 15일 포항시 대신동에 포항 무도관을 개관하면서 포항 유도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일반인에게 유도를 지도하기 시작한 이 때가 포항시 유도회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어 1967년 권무열 선생이 영남유도관을 개관하면서 발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로부터 20여년 뒤인 1982년 1월 마침내 포항 유도인들의 결집체인 포항시 유도회가 발족됐다.
 원로 김수열(67)감사는 “두 선생님의 후진 양성으로 오늘날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며 자랑을 늘어 놓았다.
 원로 박 용(68) 이사도 “유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갖는다”며 “앞선 선배님을 비롯해 모든 포항 유도인이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평했다.
 
 ▶ 엘리트 체육으로 도약
 포항 동지고는 포항 유도 엘리트의 산실이다.
 1983년 창단과 함께 지휘봉을 잡은 이무희(54)감독이 김재범, 김수경, 정부경 등 걸출한 국가대표 선수를 속속 배출시켜 유도 명문고 반열에 올랐다.
 이 감독은 “이때부터 포항의 유도교육이 체육관에서 학교로 옮겨졌다”면서 “동지중과 항도초등에서도 유도부가 동시에 창단되면서 체계적 선수 양성이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엘리트 체육의 쇠퇴현상은 동지고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 감독은 “수년 전부터 지역에서의 선수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있다”며 “다른 지역에서 선수를 데려 오기도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90년대 한 해 최고 배출 선수가 12명에서 최근 7여명 선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아직도 포항에서는 유도가 통한다”고 자신했다. 동지고 유도부의 선호도가 높다. 가끔 다른 지역의 어린 유망 선수가 명문 유도학교 동지 중·고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실업팀이 창단된 것도 이 때다. 포항상공회의소 소속에서 1990년부터 포항시청 실업팀으로 전환됐다.
 현재 포항시의 유도 인구는 약 2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송림초와 동지 중·고교, 동지여중에 유도부가 있으며 실업팀 포항시청(감독 김정만)이 전국 상위권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실업팀 에이스인 조남석(25·-60kg급)과 이소연(25·-78kg)은 국내 대회는 물론 각종 국제대회를 석권하며 지난해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시는 올해초 김선명(-66kg), 서동규(-73kg), 정재홍(-90kg), 소진희(+78kg), 김진선(-57kg) 등 국내 A급 선수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대한유도관, 무덕, 흥해 유도관 등 현재 6곳의 유도관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유도 교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포항의 유도는 엘리트 선수 양성에만 편중돼 있어 일반인들의 유도 교습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유도붐을 타고 유도를 배우려는 교습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역 유도인들은 “포항의 유도가 전국적인 명성을 더 얻기 위해서는 편중된 엘리트 스포츠에서 벗어나 생활체육에도 폭을 넓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용인대 포항캠퍼스 건립 가시화
 최근 용인대 포항캠퍼스 유치 논의가 활발하다.지난해 말 박승호 포항시장과 김정행 총장이 만나 한 차례 논의 한 이후 최근 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인대 동문인 박 시장과 김 총장의 유치 의지가 확고해 가능성이 높다.
 이달 13일 제33회 회장기 전국유도대회 참석차 포항을 찾은 김 총장은 “고향인 포항에 용인대 캠퍼스가 설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또 “학교와 포항시가 해결해야 할 절차상의 문제가 많아 당장의 실현은 어렵겠지만 시가 학교 부지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기대 이상으로 빨리 성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환진 시 체육시설사업소장은 “포항캠퍼스가 설치만 되면 유도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발전에도 큰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렇게 되면 포항은 명실상부한 체육도시로 급부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포항 유도의 산 증인 구태회 선생
 
끊임없는 자기수양
수련통해 인격완성
 
 “끊임없는 자기 수양을 통해 덕을 쌓는 과정이 바로 유도야”
 21일 포항시 덕수동에서 포항 유도의 산 증인인 구태회(81·사진) 선생을 만났다.
 “잘한 일도 없는데 굳이 뭘…” 구 선생은 시종일관 자신은 낮추고, 후배들을 치켜 세웠다. 여든 백발 노인에게서 세월의 고고한 흔적이 느껴진다.
 “당시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어. 다행스러운 것은 수련생들의 열정이 있었던 거야” 구 선생은 못 먹고 잘 못 입었던 시절 유도에 전념했던 제자들을 떠올리며 과거를 이어갔다.
 한 번은 “도단위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도복 살 형편이 안돼 하나로 돌려 가며 입었던 기억이 난다”며 웃음 지었다.
 하지만 구 선생은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고 말했다. “무슨 운동을 하건 멋과 낭만이 있었거든…, 듬직하고, 의리 있었어.”
 해방 직후 17세때 유도에 입문한 구 선생은 경북 무술회 신치득씨의 권유로 1961년 포항시 대신동에 포항유도관의 문을 열고 유도 인생을 시작했다.
 경북지역 최 고단자(당시 8단, 현재 9단)인 구 선생은 경찰관들의 무도 사범으로 활약하며 이듬해 경북 경찰 유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포항의 제1호 유도관인 포항유도관을 개관해 일반인을 상대로 유도 보급에 앞장섰던 장본인이다.
 구태회 고수같은 분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포항의 유도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을 정도로 성장하게 됐다.
 
글/여정엽기자 bi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