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을 잠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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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을 잠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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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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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홍父子가 만들어가는 산골 `청송문화학교’
 
 서예·문인화 등 네가족 모두가 유명 예술인
 명강의 입소문타고 수강-문화인 발길 잦아
`자연체험’ MT교실도 자랑거리

 
한국화의 대가인 아버지와 중견서예가 아들인 부자가 만들어 가는 산골 청송문화학교.
 청송문화학교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의 북영천IC에서 내려 35번 국도를 타고 청송 방면으로 20분쯤 달리다 영천과 청송 경계지점인 `노귀재’를 넘어 5㎞ 쯤 가면 나타난다.
 이 학교가 들어선 이후 산골 마을에 중견 문화예술인들이 발길이 잦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2일 이 학교를 찾았다.
 청송문화학교(현서면 도리 54-3)는 서예가 백강 김수홍 씨가 폐교된 옛 월정초등학교를 청송교육청으로부터 임대받아 문화학교로 개조, 지난 2002년 9월 4일 문을 연 사설 종합문화학교다.
 이 학교의 교장은 서예가인 백강 김수홍 씨.
 개교 당시만해도 인적이 드문 산골이어서 찾는 사람이 매우 적었으나 강사진과 개설강좌, 전시실 등이 지자체가 운영하는 문화교육기관보다 낫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서예와 그림을 공부하려는 수강생들과 문화예술인들의 발길이 이이지고 있다.
 요즘에는 멀리 경기도와 충청도 등지의 문화예술인도 제법 찾다는 것.
 청송문화학교 터는 서예가 백강 김수홍(40) 씨 가족들이 오래전부터 문화학교를 열고 싶어 전국을 누비면서 장소를 물색하다 첫 눈에 반해 자리 잡은 곳이다.
 이 학교의 낡은 교사는 겉으로 보기엔 문화학교 구실을 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아담하게 꾸며진 전시실과 교실을 꽉 메운 책자와 교재, 벽면 곳곳에 걸려 있는 산수화와 붓글씨 족자를 보면 당장이라도 먹을 갈아 글씨를 쓰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로 준비된 학교다.
 강사진은 아버지 어머니 아내 등 주로 가족들이며 모두가 대단한 실력을 갖춘 유명 미술인이다.
 이 학교의 동양화 강사는 교장의 아버지인 소산 김은집(67) 화백으로 한국미술협회 정회원이다.
 그는 고향이 대구이면서 서울과 경기도에서 활동을 한 한국화가로 성남문화원 원장과 서울예술신학대 학장을 역임했다.
 소산 선생은 명성으로 볼 때 수강생도 몇 안되는 산골 문화학교의 강사를 하기엔 좀 격이 맞지 않는 한국화단의 거목이다.
 교장의 어머니 김영자 씨는 강사와 수강생들의 작품표구도 직접하고, 간혹 한국화를 가르치는 시간강사다.
 아내 정영숙씨는 백강과 함께 붓글씨를  공부를 한 서예동문으로 `아름다운여울’(미탄)이란 아름다운 호를 가진 서예가이자 강사.
 이처럼 화려한 경력과 실력을 갖춘 가족 강사진으로 구성된 청송문화학교는 해를 거듭하면서 그 빛을 발휘하고 있다.
 청송문화학교에서는 주로 서예, 문인화, 사군자 등의 강좌를 열고 있다.
 교장인 김수홍 선생은 주민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매주 화·수·목요일 서예지도를 하고 있으며 아내 정영숙 선생은 청송 도평초등학교 서예 특기강사이다.
 현재 학교에서 서예반에 등록 후 공부하는 회원들은 30여명이다.
 최근에는 10명이 전국규모 서예대회에서 입상했다. 작년에는 수강생 김영자 씨가 `대한민국한겨레서예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으며 초대작가가 되는 영광도 안았다.
 김 화백은 매주 화·수·목요일엔 이 학교에서 문인화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특히 월요일에는 청송농협 강당에서 청송지역 문인화 여성동호인 모임인 묵송회 회원들을 윈해 출강을 하고 있다.
 청송문화학교에는 연중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있는 갤러리가 있다.
 1층 교실을 개조한 갤러리 `백강미술관’은 대도시의 갤러리 못지 않게 조명, 인테리어를 잘 해 놓아 유명 미술인들도 가끔 작품 전시를 하는 곳. 지난해 이 곳에서는 제법 많은 전시회가 열렸었다.
 작년 2월 `제2회 청문학당서숙전’을 전시회를 시작으로, 3월 소산과 백강 부자서화전, 8월에는 주왕선서에대전수상작 전시회, 9월과 10월에는 백강미술관 소장전, 10월과 11월에는 노장 최수현선생 문인화 초대전, 12월~2006년 2월에는 한국서예작가 3인전과 한국현대미술작가 3인전이 열렸다.
 2월 제3회 청문학당서숙전을 시작으로 올해도 7차례의 전시회가 준비되어 있다.
 지난 6월 2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회는 목각부문 권위자로 청주에서 활동중인 우림 최재영 씨의 `산골로 날아든 나무 두루미’란 서각전이 이달 18일까지 열리고 있다.
 백강 선생은 “올들어 미술관 대관 요구가 늘고 있다”고 했다. 청송문화학교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대학생들이나 회사원들이 묵향과 자연 냄새를 맡으면서 맘대도 뛰어놀수 있는 MT교실과 운동장이 있다. 음악실과 실험실을 개조, 만들어 놓는 대학생 MT 교실은 숙박비가 저렴한데다 축구장, 원두막, 켐프파이어장, 샤워장 등의 시설도 제대로 갖추어 놓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나는 먼산은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다. 올들어서는 여기서 수련회를 연 기업체나 금융기관도 있다.
 또한 운동장 한켠에 자리한 소산 분재원은 소산 선생이 산수화를 그리면서 30여년간 모은 분재 700점을 모아 놓은 곳. 주왕산을 축소한 것과 같은 소나무 분재는 한 폭의 동양화다.
 학교 인근에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하다.
 영화 촬영장으로 소문난 주산지를 비롯한 한국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주왕산, 돌로 깍아 지른 듯한 천지갑산, 별빛이 영롱한 보현산천문대 등 유명산과 등산로가 곳곳에 널려 있다.
 물맛이 청량음료같은 달기약수탕, 세계에서 하나뿐인 명품석 신촌꽃돌, 청정 청송을 대표하는 수출 과일 청송꿀사과, 주왕산의 정기를 먹고 큰 한우 불고기.
 이 학교에선 마을 주민들이 생산하는 된장과 상황버섯, 고추 등 지역 특산물을 팔아주는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소산 선생은 “한 일도 없는데 산자수명한 청송에서 대접을 받고 사는 것만도 과분한데 인정 넘치는 제자까지 수십명 생겼으니 이보다 더 행복한 인생이 어디 있느냐”며 “남은 인생은 인연이 닿은 청송을 위해 예술활동을 하다 가겠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아버지와 나를 믿고 찾아 오는 수강생들 모두가 스승보다 나은 실력자로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청송문화학교는 문화 불모지 청송지역에서 문화예술인 양성과 지역문화 창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054-872-105
 /강동진기자 d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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