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에도 있고, 원숭이에 따라서는 꼬리나 손가락 바깥쪽에 도 있다. 이 융선에 땀이 배어 물건을 미끄러 뜨리지 않고 단단히 잡게 된다. 도구를 많이 쓰는 사람의 지문이 더 발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문을 범죄 수사에 사용하자고 처음 주장한 사람은 영국의 헨리 폴스였다. 1880년의 일이다. 똑같은 지문은 없다는 사실은 1892년 영국인 프란시스 골든이 증명했다. 그 무렵 영국 정부는 그의 이론을 받아들여 정부안에 위원회를 두고 수사 방법을 연구케 했다. 여기에 몸담았던 에드워드 헨리는 뒷날 런던 경시청 총감이 되어 지문 분류와 기장(記帳) 시스템 고안에 큰 공을 세웠다,수사 속도는 이에 힘입어 매우 빨라지게 됐다.
사람마다 지문은 다르지만 그 형태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회오리형,아치형, 루프형, 혼합형 따위다.지문은 평생 달라지지도 않는다. 동상이나 화상을 입어도 회복되면 땀샘의 입구가 종전대로 솟아올라 지문을 되살려 놓는다.그러니 지문을 남긴 범인이라면 잡히지 않을 도리가 없다. 포항 해양경찰서가 유지문(油指紋) 기법으로 뺑소니 선박을 잡아내고 있다고 한다.바다에 폐유를 유출해놓고 달아나봤자 100% 잡히게 마련이란 것이다.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기름도 고유한 성분을 가지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본 데 따른 수사기법이다. 사람도 전과(前科)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돼있듯 해양 오염선박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올들어 붙잡힌 뺑소니 선박이 8척이라는 이야기다. 육지에서건, 바다에서건 지문은 범죄 수사의 총아로 대접받고 있다. 이래저래 죄 짓고 살기는 어려운 세상이다.그런데도 범죄가 숙지지 않고 있는 까닭은 도대체 무엇인가.헛되고 헛된 게 세상살이라는 데 무슨 탐심(貪心)들이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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