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전역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을 잡아라
  • 한동윤
조기전역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을 잡아라
  • 한동윤
  • 승인 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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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장·중대장 자질이 전쟁 승패 가른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공군 조종사 1명을 양성하기 위해 7년8개월 간 드는 비용은 109억원이다. 우리 주력기인 KF-16전투기 조종사 1명 양성 비용이다. C-130 수송기 조종사 양성에는 67억원이 든다. 공군 조종사는 의무 복무 기간 (2009년 까지 13년, 2010년 부터 15년)만 채우면 전역해 민간항공사로 갈 수 있다. 민간항공 조종사는 연봉이 수억원이다.
 군 파일럿과 민간 조종사간의 대우가 워낙 크게 차이나다보니 의무 복무기간이 끝나자마자 빨간 마후라를 푸는 조종사가 늘고 있다.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 양성한 공군 조종사를 민간 항공사에 빼앗기는 것이다. 조종사를 빼앗기는 것만이 아니라 공군 전력까지 함께 추락하는 셈이다.
 지난 5년간 민항사 취업을 위해 의무복무기간만 채우고 조기에 전역한 조종사는 한 해 평균 115명으로, 정년 전역한 조종사까지 포함해 한 해 평균 162명의 조종사가 군을 떠났다. 반면 매년 새로 배출되는 조종사는 150명으로 신입 조종사보다 전역 조종사가 10여명 더 많은 인력 구조인 셈이다.
 지난 2012년 조기 전역 신청 조종사는 99명(대위~중령)이었다. 2007년부터 5년간 의무 복무 기간만 채우고 조기 전역한 조종사는 한 해 평균 162명이다. 이해 비해 한해 평균 새로 배출되는 공군 조종사는 150명으로 신규 조종사가 전역 조종사보다 적어 매년 10여명의 전력 공백이 생기고 있다. 군은 조종사의 유출을 막기 위해 의무복무 기간 15년을 초과해 연장 복무하는 임관 16~21년차 조종사에게는 매월 100만원의 군인 장려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다.
 고육지책으로 공군이 짜낸 아이디어는 전역 조종사들을 채용하는 민간항공사에 조종사 양성에 들어가는 비용 일부를 분담시키는 것이다. 1명당 100억여원을 들여 양성한 조종사들이 의무복무기간만 채운 채 조기 전역해 민항사로 이직하는 만큼 채용부담금(1명당 1억원 정도)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공군을 포함해 군 핵심 인력인 육·해·공군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의무복무 기간 5년 복무를 마친 뒤 군을 떠나는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관학교 출신으로 임관 5년차에 전역한 장교는 2007년 13명에서 올해 66명으로 5배 넘게 늘었다. 해사(海士)의 경우 2007년 1.4% 수준이던 5년차 전역률이 올해 20.6%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육사 출신 전역률은 2.8%에서 14.6%, 공사 출신은 2.1%에서 8.2%로 높아졌다.
 사관학교 출신들의 조기 전역 비율이 급증한 이유는 직업군인 처우가 민간 분야에 비해 떨어지고 군 생활을 계속 이어갈 만한 동기부여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직업군인의 특성상 이사가 잦고 자녀 교육의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우수 인재들이 군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육군의 경우 매년 7000여명의 소위(少尉)가 임관하는데 이 중 70%인 5000여명이 ROTC(학군사관후보생) 출신. 일부 대학에선 ROTC 지원자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군 초급 장교들의 자질이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예비역 대장은 “병사들의 복무 기간이 21개월로 줄어들면서 초급 간부 지원자들의 자질이 더 낮아지고 있다”며 “우리 군의 분대장·소대장들은 상황 변화에 따른 판단과 결단을 기대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사관학교 입학 성적은 서울 주요 대학들과 비슷하다. 그러나 국가가 그들의 후생 복지를 책임지지 않음으로써 군 핵심전력이 이탈하고 있는 셈이다. 일선 소대장과 중대장, 부사관 등 초급 간부 자질의 실력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갈린다는 전쟁사를 돌아보면 초급 장교들의 조기 전역은 국방차원에서 심각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군인이 천대받을 이유는 없다. 군인이 `군발이’로 하대 받은 것은 쿠데타를 일삼는 정치군인들 때문이다. `직업’으로 군인을 택한 사관학교 출신 등 초급 간부들은 누구보다 애국심이 강한 젊은이들이다. 초급 군간부들의 사기를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삼류, 사류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을 퍼붓는 대신 사관학교와 초급간부양성과정에 국민 세금을 퍼붓기 바란다. 백해무익한 시민단체에 주는 돈도 깎아 군인 복지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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