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연임, 이사회 결정을 존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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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연임, 이사회 결정을 존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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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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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TJ의 교육보국(敎育報國)’망각했나?

[경북도민일보] 우리나라에서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위상은 독특하다. 우수한 인재를 모아 지식과 지성을 갖춘 고급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국가와 인류에 봉사하는, 일반적 건학이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플러스 알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포스텍이 포스코의 `제철보국(製鐵報國)’과 그 연장인 `교육보국’(敎育報國)’의 `스피릿’(정신)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대학 구성원 측면에서도 포스텍은 예사 대학과 성격이 판이하다. 대학은 보통 학생과 교수, 교직원, 재단으로 구성되지만 포스텍은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 구성원 이상의 정신적 지주(支柱)가 존재한다. 포스텍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기를 고대하는 국민이 바로 그들이다.
 그런 점에서 작금 포스텍에서 벌어진 김용민 총장 연임 논란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애써 모셔온 세계적 과학자를 3년 만에 밀어내겠다는 일부 구성원과 총장-재단과의 마찰은 포스텍을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여기며 자부심을 가져온 포항시민과 국민 모두를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총장 취임 3년 만에 “총장 연임 반대” 주장이 나오도록 만든 김용민 총장과, 총장을 내보내기 위해 단식까지 벌이며 학생들을 자극하는 일부 교수의 과잉 반응이 너무나 부끄럽다. 현 시점에서 포스텍 구성원들이 유념해야할 것은 김 총장 연임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포스텍 재단이사회(11월 5일)까지 각자 포스텍의 창학정신을 되새기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김 총장 연임 반대 논리는 타당성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지성인들 입에 올려선 안 될 내용 또한 적지 않다. 언론에 보도된 `연임 반대논리’ 가운데 김 총장의 리더십 부재와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은 경청해야할 부분이다. 또한 학교기금 유치에 소극적이라는 주장, 그에 따른 연구비 축소에 대한 불만 역시 마찬가지다. 2011년 2422억원이던 연구비가 올해 809억원에 머물고, 대학발전기금은 2011년 30억원에서 작년 15억원으로 반 토막 났으며, 국가지원 연구비 역시 2011년 214억원에서 올 68억원으로, 교수당 연구비도 2011년 9.1억원에서 3.1억원으로 감소됐다는 수치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김 총장 연임 반대 주장에는 김 총장이 반드시 연임해야할 역설적 근거가 담겨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경비 절감을 위해 비행기 비즈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며, 공무가 아닌 경우 전용차 아닌 자가용을 이용한다는 연임 반대 주장이 그렇다. 비즈니스석 아닌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총장 전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게 어떻게 “총장 연임 반대”의 이유가 되는가.
 김 총장은 작년 초 부총장이 특정업체로 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자 “학교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교수들은 자신들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했다며 분노했다. 김 총장은 “일부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총장이 뇌물을 받아 기소됐다면 총장으로서는 대학에 파고 든 비리를 도려내는 게 도리다. 그걸 말꼬리 잡아 분노하고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포스텍 구성원 답지 않은 행태다.
 연임 반대를 주장하는 교수들은 김 총장이 `윤리경영’을 앞세워 각종 계약을 `최저입찰제’로 바꿔 청소용역 계약을 변경함으로써 청소근로자들의 반발을 샀다는 것도 퇴진 사유로 꼽았다.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최저입찰제’ 도입은 박수받을 일이다. 청소근로자 복지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차원으로 보완하면된다.
 반면 김 총장 “연임 찬성” 논리는 오히려 합리적이다. 옴부즈맨 제도 도입을 통해 구매 분야를 실시간 감시하고, 소액분할 정산이나 법인카드 사용 등 비윤리적 관행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작년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비 200억원과 막스 프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연구비 142억원,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 연구비 100억원을 끌어왔다. 더구나 중앙일보 2014 대학평가에서 포스텍을 2013년에 이어 연속 2회 KAIST를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하게 만든 공로가  있다. 세계적 과학자인 서남표 전 KAIST 총장은 “과학기술자는 동료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역사와 경쟁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텍은 내부와 경쟁하고 갈등할 게 아니라 `역사’와 경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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