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서 눈부신 배우 `지아’
김기덕 감독 신작 `숨’ 주연…`와호장룡’ 장진과 연기 호흡
솔직한 여배우는 매력 있다. 가식의 가면을 두세 개쯤 쓰고 살아야 하는 연예계에서 진실해 보이는 배우는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처럼 싱그럽다.
능수능란한 연기에 기자가 깜빡 속아 넘어갈 수도 있지만 `숨’의 여주인공 지아는 솔직한 배우처럼 보였다. 요즘 공포영화 `기담’을 촬영 중이라는 지아.
어색한 분위기도 깰 겸 “어떤 영화냐”고 물었더니 이것저것 주절주절 주워섬기다 움찔하더니 “이렇게 다 얘기하면 안되지 않나요”라고 물으며 말을 멈춘다. 스크린 속에서 만나는 강하기만 한 그에게 이런 모습이 있나 싶다.
“물론 강한 면도 있어요. 김기덕 감독님이 제게 그런 모습을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게 제 모습의 전부는 아니죠. 일상생활에서도 영화처럼 살면 어떻게 살겠어요?(웃음)”
김 감독의 전작 `해안선’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 출연했던 지아는 “전작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숨’에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숨’은 사형집행이 얼마 남지 않는 사형수 장진과 남편의 외도로 실의에 빠진 여자 연(지아)의 러브 스토리다.
`와호장룡’으로 친숙한 대만 스타 장전이 장진 역으로, 하정우가 연의 남편 정으로 출연했다.
“캐릭터가 정말 좋았어요. 배우의 색깔이 극중 인물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숨’이 그런 경우죠.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욕심 났죠. 좋은 영화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감도 컸고요.”
“기대한 만큼 영화가 나왔느냐”고 묻자 “보시는 것처럼 나왔다”며 웃었다.
그는 “왜 아쉬움이 없겠느냐”면서 “지아라는 배우에게 아쉽다.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준비기간이 넉넉지 못했던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
지아는 영화 속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연은 사계절을 선물하겠다며 한겨울에 민소매 원피스 등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차려입고 장진 앞에서 `해변으로 가요’ 등 계절 노래를 들려준다.
심각한 여자가 갑자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엉덩이를 흔들며 노래하는 장면은 폭소를 자아낸다.
“스크린에 이상하게 비치면 어쩌나 고민 많이 했어요. 음악감독에게 전화해 `후시녹음으로 다시 노래하고 싶다’며 애원도 했고요. 그 장면 때문에 안절부절 못했죠. 그런데 편집 등을 통해 어색한 부분이 많이 감춰져 예상보다는 좋더라고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일상을 담은 에피소드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는 `숨’의 매력에 대해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라면서 “숨의 의미를 나름대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과의 만남을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직 미지수인 것 같아요. 물론 의미가 큰데,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직 끝난 관계가 아니잖아요. 어딘가 함께 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몸은 같이 있지 않지만 마음이나 머리 속에 감독님이 항상 자리하고 있어요. 감독님이 불러주시면 저는 언제나 `OK’죠.”
인터뷰를 마치면서 “드라마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인정옥ㆍ노희경 등 방송작가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그분들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작가 이름은 기사에 쓰지 말란다.
“혹시 기사가 나가면 그분들이 캐스팅하고 싶다고 연락할지도 모르니 꼭 쓰겠다”고 말했더니 오디션을 보겠단다. 정공법으로 승부하겠다는 얘기.
“근데 언제 오디션을 보는지 정보가 없네요.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죠?”
지아의 매력이 담뿍 담긴 `숨’은 서울 종로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 등 전국 20여 개 극장에서 19일 개봉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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