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노트 통해 인간 다빈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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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노트 통해 인간 다빈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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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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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나르도 다빈치 평전
찰스 니콜 지음 l 고즈윈 l 1만7500원

 
 
 
다비치가 남긴 자필 노트 통해 그의 정신세계 분석
고민·순수한 호기심 등 천재의 인간적 내면 녹아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518년에 남긴 기하학 원고의 끝 부분에는 특이한 말이 적혀 있다.
 몇 개의 도식이 그려져 있고 원고 내용이 아무런 흐트러짐 없이 나열되어 있는 필사본 원고의 마지막 줄에는 “수프가 식기 때문에”라고 씌여 있다.
 다큐 작가인 찰스 니콜은 이 인간적인 말 한마디에서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내면을 추적해 나간다.
 다빈치는 말년에 채식주의자였기 때문에 수프는 아마 야채수프였을 것이다. 이런 식이다.
 수프는 충직한 가정부였던 마투린이 끓였을 것이다. 마투린은 다빈치가 죽을 때 `모피로 안감을 댄 좋은 품질의 검은 코트’를 유산으로 남겨주었던 그 여인이다.
 추리하면 이렇다.
 다빈치는 원고를 쓰고 있었고 마투린이 “선생님 수프가 다 식어요”라고 소리를 쳤을 것이다.
 그는 아쉽게도 이 연구를 끝내지 못했다. 수프가 식기 때문에.
 찰스 니콜은 인류 최고의 만능 천재라는 다빈치의 비범함보다는 수프가 식기 때문에 연구를 중단했던 평범함에 초점을 맞춘다.
 찰스 니콜은 자신의 책 `레오나르도 다빈치 평전’(고즈윈 펴냄)에서 `천재’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은 채 평전을 완성한다.
 찰스 니콜은 다비치가 남긴 7000쪽의 자필 노트를 통해 퍼즐을 풀어내듯 그의 정신세계를 분석한다.
 다빈치의 노트는 원본 형태로 원형이 남아 있는 것에서부터 후대에 와서 정리해 새롭게 제본한 것, 낱장 형태로 남아 있는 것까지 다양한 형태로 남겨져 있다.
 노트에 남겨 있는 글에는 다빈치의 내면의 고통도 녹아 있다.
 “오만한 어떤 사람들은, 내가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기 때문에 나를 문맹자로 얕보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
 투스카니 지방에서 서자로 태어나 피렌체의 작업실을 전전하며 어깨너머로 예술과 학문을 익힌 그에게 엘리트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시선은 늘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사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이미 죽는 방법 또한 배우고 있었다”는 메모에서는 티베트 불교 경전의 한 대목이 떠오를 정도로 철학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인류 최초로 비행기 설계도를 그렸던 다빈치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도 있다.
 “새는 수학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다 . 이 기계의 모든 동작을 훨씬 힘을 덜 들이고 재생산하는 것은 인간의 능력으로 가능한 일이다 . 인간이 만든 기계에서 부족한 것은 바로 새의 영혼뿐이다 . 인간의 영혼은 새의 영혼을 닮아가야 한다 .”
 다빈치가 위대한 건 그의 타고난 지적 열망과 그 열망을 실천해 낸 성실함과 호기심 때문이다.
 그는 화가이자 작가였으며, 철학 수학 천문학 지리학 생물학 역사학 건축학 등 분야에서 당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이었다.
 한 사람의 힘으로 르네상스라는 거대한 물결을 주도해 낸 말 그대로 `르네상스인’이었다.
 그의 순수한 호기심을 엿볼 수 있는 메모도 있다.
 다빈치는 새 펜촉으로 첫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습관적으로 `나에게 말해 달라(tell me)’는 글귀를 종이 위에 긁적였다.
 세상이여 나에게 말을 해 달라는 이 외침은 그가 얼마나 순수한 호기심으로 평생을 살았는지 알게 해 주는 대목이다.
 이 책은 인간 다빈치의 면모와 전기문학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여정엽기자 bit@
 
 
 
오래 묵힌 고유의 손맛 이야기
 
 
인생은 사십부터
이영미 지음 l 황금가지 l 1만5000원
 
 
 80~90년대 대중가요와 연극 평론가로 이름을 알린 이영미씨가 요리에세이 `팔방미인 이영미의 참하고 소박한 우리 밥상 이야기’를 들고 나타났다.
 이 책은 맛깔스런 음식을 담은 사진위주의 요리책은 아니다. 요리와 먹거리에 관한 책이지만 요리법 보다는 우리 토속 음식에 대한 추억과 애정을 기록한 음식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더구나 요즘 서점가를 주름잡고 있는 간편요리, 5000원으로 뚝딱 해먹는 요리나 발음하기도 힘든 국적 불명의 요리들이 아니라 오래 묵히고, 손맛이 듬뿍 배여야 제맛이 나는 우리 고유의 음식들에 관한 이야기다.
 올해 마흔다섯인 이씨는 결혼하기 전에는 이른바 `엠티(MT) 음식’만 할 줄 알았다. 대학때 엠티 가면 해먹는 통조림찌개나 김치 대신 해먹는 무생채 말이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물김치에 성공해서 깍두기, 배추김치까지 성공하자 요리에 자신감을 얻고 된장, 청국장부터 맥주까지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이처럼 이씨가 요리와 음식에 애정을 갖게된 것은 어릴때부터 음식을 제대로 먹은 집안영향이 크다. 그는 친가는 개성, 외가는 전북으로 화려한 입맛을 가진 부모님 아래서 미각을 발달시켜온 미식가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잊고 살았던 우리의 음식과 맛에 대한 관심이 새록새록 생겨난다. 특히 요즘 웰빙이다, 슬로푸드다 해서 마치 새로운 조류라도 등장한 듯 하지만 우리네 전통 음식과 그 제조과정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야 말로 웰빙과 슬로푸드가 아닐까.
 /여정엽기자 bit@  
 
 
>>눈에 띄는 새책

 
 △비판적 평화연구와 한반도(정치/구갑우 지음)
 이 책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연구의 저발전을 극복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라는 규범적 지향을 가지는 평화연구와 서구사회에서 사회운동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학문분과로 발전해 온 보편적인 평화연구를 접목하고자 발간됐다.
 후마니타스/ 1만5000원.
 
 △알고 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인문교양/기류 미사오 지음·김성기 옮김)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사랑과 죽음, 에로스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20세기초 파리와 런던의 자살클럽, 시체를 마음껏 안을 수 있는 중국의 시체가게 등 세계사의 천기누설을 실었다.
 노블마인/ 1만2000원.
 
 △천재들의 과학노트 1~8권(과학/스콧 맥커천·바비 맥커천 지음, 김충섭 옮김) = 해양학, 천문 우주학, 대기과학, STS(과학, 기술, 사회), 생물학, 화학, 지구과학, 물리학 등 8개 분야의 과학자를 각 10명씩 선정해 그들의 삶과 업적에 대한 전기를 담고 있다.
 일출봉/각권 9700원.
 
 △네트워크형 기업과 미래 경영 전선(경제경영/이춘열 지음) = 민간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업 형태로서 네트워크형 기업 개념을 설명하고, 월마트, 페덱스 등 실제 기업의 활동 사례를 들어 그들의 성공요인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우리 기업이 미래 경영 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삼성경제연구소/5000원.
 
 
 
 
>>함께 읽는 어린이책

 
 △작전 1호(초등 전학년/캐서린 드피노·보니매튜·찰스베일 글, 이태영 옮김) = 스티브는 거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자신을 괴롭히는 거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부모님, 선생님과 함께 전략을 세우는데 그것이 작전 1호다. 폭력과 왕따를 부모와 아이들의 대화를 통해 극복하고 대처하는 방법이 생생하게 나와 있다. 해와 같이 밝은동화/ 7500원.
 
 △철학 수업의 이론과 실제1(초등 1~2학년/폴 클레그혼·스테판 보데이 글, 박근재·김영 옮김) =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수업 지침서. 이론부분에서는 일 년 동안 진행될 30개의 수업 내용을 자세히 담고 있고, 실제부분에서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난 뒤 질문을 통해 아이들의 사고를 키워줄 수 있게 만들었다. 닥터필로스 / 1만2000원.
 
 △여왕 기젤라(유치부/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방학을 맞아 딸과 단둘이 떠난 여행지에서 아빠가 딸에게 일주일 동안 조금씩 들려주는 이야기다. 기젤라라고 하는 어린 소녀가 혼자 떠난 여행에서 폭풍을 만나 낯선 섬에 도착하고, 사람 말을 하는 미어캣을 만나 여왕이 된다. 그 후 또 다시 여행을 떠나는 기젤라…. 풀빛/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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