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밀양’으로 4년만에 메가폰
2002년 `오아시스’ 이후 4년여 만에 신작 `밀양’으로 영화제작 현장에 복귀한 이창동 감독(전 문화관광부 장관·사진)은 10일 “오랫동안 쉬다가 그라운드에 나오는 선수 같은 느낌”이라며 “4년 만에 영화를 만들어보니 적응이 잘 안돼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영화 `밀양’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영화를 몇 개 찍지는 않았지만 항상 영화를 처음 찍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피력했다.
이 감독은 “4~5년 전 영화를 만들 때와 비교하면 영화 제작환경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면서 “규모가 많이 커졌고 좋은 말로 하면 전문화가 됐지만 그만한 인력이나 규모가 과연 합리적인 경제성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 하고 있는 이런 제작보고회도 전에는 없었던 것”이라면서 “지난해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지다 보니 졸속 느낌의 영화들이 더러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현재 영화계 내부에서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 좋은 답을 내서 위기를 넘어갈 것”이라고 한국 영화의 미래를 낙관했다.
이 감독은 영화 `밀양’에 대해 “멜로라고도 할 수 있고 사랑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지만 흔히 생각하는 사랑 이야기는 분명 아니다”라며 “영화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작품을 보신 분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부끄럽지 않게 찍자는 느낌으로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초록물고기’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함께 작업을 하게 된 송강호에 대해서는 “따지고 보면 10년 만에 만난 셈이지만 마치 동생같이 항상 곁에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어서 10년 만에 만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서 “`초록물고기’ 할 때는 조연이라서 그렇게 열심히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명실상부한 `톱’이 된 지금도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걸 보고서 정말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라고 느꼈다”고 칭찬했다.
이어 흥행과 국제영화제 입상 중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느냐는 질문에는 “국제영화제를 겨냥해 작품을 만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작품을 만들 때는 언제나 관객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영화제에서 1등을 하기 위해, 시험 치기 위해 영화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주위에서 국제영화제에 대해 자꾸 언급을 하면 부담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강호와 전도연이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영화 `밀양’은 5월 17일 개봉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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