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 유수영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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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 유수영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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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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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요정 날개를 버리다
슈, 유수영으로 거듭나다

 
유수영, 한일합작 `하이스쿨 뮤지컬’ 캐스팅
 
 “여행 갈 때요? 이코노미석 타죠. 대학로에 혼자 공연보러 갈 땐 운전을 싫어해서 지하철, 버스를 애용하고요. 사람들이 제 얼굴을 알아보면 반갑게 인사해요. 무대에서 내려오면 저도 평범한 인간인 걸요.”
 새침데기이자 도회적인 아가씨로 알려진 유수영(26·사진)의 입에서 쏟아진 말들은 `사람은 알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탈했다. 그는 1997년 데뷔한 그룹 S.E.S에서 바다ㆍ유진과 함께 예명 `슈’로 활동했던 멤버.
 “칠순이 다 되신 부모님이 지리산에 사세요. 집에 나무도 심고, 고구마도 캐고, 모과차도 담그며 귀농 생활을 즐기시죠. 자주 가요.”
 일본 요코하마 인근 가나가와 현 출생인 유수영은 이곳에서 13살까지 살았다.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언니 오빠들과는 10살 이상씩 차이가 난다. 그의 어머니는 “너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니?”라며 막내딸의 애교에 감사해 한다.
 그는 현재 `슈’에서 `유수영’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2년 S.E.S가 해체되기 전인 2001년부터 뮤지컬 무대에 올라 지금은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한일 합작 뮤지컬 `동아비련’, 뮤지컬 `뱃보이(Batboy)’에 이어 일본 후지TV가 제작하는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High School Musical)’의 주요 출연진으로 캐스팅됐다. 11일 출국해 6월 12일부터 도쿄 아오야마 극장, 7월 오사카 NHK오사카홀에서 공연을 펼친다.
 데뷔 전 원래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그는 뮤지컬을 통해 인생을 배워가고 있다고 했다.
 “연습 과정에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무대가 절 슈에서 수영이로 변화시켰어요. 공연서 만난 선배 배우들로부터 인간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 깨닫고 있죠. 엔딩 박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그 전엔 틀에 박혀 있었죠. 집에서 차 없으면 밖에도 못 나가고 사람들 많은 곳은 피하고. 가식적이었고 세상을 몰랐죠.”
 이런 변화엔 용기를 내 세상과 만나려 한 그의 노력도 한몫했다. 홍콩에선 화장실에서 소시지를 먹으며 잠도 청했고, 무술을 배우고자 대만의 유명 무술인도 찾아갔다. 지난해 `뱃보이’ 일본 전국 투어 땐 식당 건물의 지하에서 만난 40대 남성 노숙자와 인생 상담도 했다. 배우라면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제 인생 얘기를 좀 들어달라고 했죠. 그 노숙자는 `나 같은 사람도 괜찮으냐’고 하더군요. 제가 답답했던 마음, 걸어온 길을 털어놓자 그분은 자신이 도박으로 집과 가족을 잃은 얘기를 해주셨죠. 그 죗값을 치르는 건 당연하다며 본인의 삶을 인정하고 있었어요. 행복은 가까이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
 지금 유수영은 무대 위에서 2시간30분 동안 관객과 하나가 돼 울고 웃으며 행복을 느낀다. 또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
 이번 `하이스쿨 뮤지컬’에선 여주인공 가브리엘의 친구인 여고생 데이라 역을 맡았다.
 그로 인해 포기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독립영화 출연. 독립영화에 출연하고자 매니저에게 작품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던 터다.
 “가수에서 연기자가 됐다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어요. 좋은 시나리오라면 유명 스타가 출연하는 대작일 필요는 없잖아요. 우리 일이 한 순간에 유명해지는 게 아니거든요. 내적으로 꽉 차 있어야 하죠. 전 밑바닥까지 내려갔으니 더 많이 채워야 해요. 독립영화도 고교생 역이었는데 뮤지컬 때문에 포기해서 안타까워요. 다음 기회에 꼭 출연할 겁니다.”
 돌아보면 S.E.S가 되고자 한 연습생 시절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돼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부모님이 연예계를 싫어해서 몰래 시작했지요. 군대식으로 훈련해 못하면 푸시업 40개씩 하고, 춤 연습하며 멍들고. 화장실에서 매일 울었어요. 어머니도 멍든 걸 보고 눈물 흘리셨지요. 경쟁이 너무 심해 포기까지 생각했는데 벌써 데뷔 10주년이네요.”
 지난날을 회상하며 잠시 표정이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이내 표정이 밝아진다. “이 모든 게 수영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죠. 수영이가 일할 때 슈란 친구는 집에서 자고 있다고 생각해요. 호호.”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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