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쇠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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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쇠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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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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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을 향한 경쟁에서 다른 쪽으로 관심 돌려야… 각 주체간 신뢰 회복 중요

 

권력의 종말
모이제스 나임 지음·김병순 옮김
책읽는수요일 l 528쪽 l 2만2000원

 “권력의 힘은 점점 약해지고 있으며, 이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요인이다.”
 미국의 ‘포린폴리시’ 편집장을 역임한 모이제스 나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최고연구원이 집필한 ‘권력의 종말’(The End of Power.책읽는수요일)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경성권력’(hard power)으로도 불려온 국가와 대기업집단 등 거대권력의 쇠퇴가 가져오는 변화에 대한 탐구가 이 책의 주제다.
 저자는 현대사회를 만들어낸 거대권력의 등장과 관료화를 살핀 뒤 이들의 영향력을 위협하고 효율성을 저해하는 새로운 시대상을 포착한다. 그 자체로 새로울 것 없는 인식이지만, 이론적 틀과 방대한 실증적 사례의 뒷받침을 통해 설득력을 높였다.

 저자가 거대권력을 위협하는 주요한 변화의 동인으로 꼽은 세 가지는 양적 증가혁명과 이동 혁명, 의식 혁명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더 풍족한 삶을 살 때, 그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진다. 또 여행과 운송이 편리해지고 정보나 자본, 여러 가치의 이동 비용이 낮아지고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삶이 더 수월해지고 기득권층은 더 어려워진다. 아울러 가치관과 기준, 규범의 중대한 변화들은 권력의 윤리적 기반을 허물어뜨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다.
 이를 통해 저자가 주목하는 건 거대권력에 맞설 능력을 갖춘 미시권력의 부각이다. 소규모 테러 조직이나 해커 집단, 벤처기업 등을 지칭하는 미시권력은 새로운 권력 운용의 방식으로 거대권력의 허점을 파고들어 소기의 성과를 내왔다.
 이를 놓고 거대권력의 우월한 지위가 무너졌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미시권력이 거대권력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확실히 커졌다. 그리하여 권력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진행중인 재편기에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권력의 쇠퇴는 사회의 자유 확대 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 빚어질 수 있는 정치적 마비와 파멸적 경쟁의 도래 가능성은 위태롭다. 지나친 권력분산과 견제가 사회의 건전한 변화를 이끌 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분명한 5가지 결과는 무질서와 탈숙련화, 사회운동의 진부화, 인내심 부족과 주의력 분산, 소외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저자는 패권을 향한 경쟁에서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선동에 능한 단순한 극단주의에 입각한 세력과도 선을 그어야 하며, 각 주체간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각 개인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 강한 정당을 창출하는 일은 그 같은 신뢰 회복을 위한 선결 과제가 된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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