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테 등 여자라는 이유로 시대와 불화한 일곱 작가 조명
일곱 명의 여자들
리디 살베르 지음·백선희 옮김 l 뮤진트리 l 1만4000원
“그들에겐 작품이 곧 실존이다. 더도 덜도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덜 절대적으로 변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열정에 몸을 던졌다.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일곱 명의 미친 여자들이라고.”
2014년 콩쿠르상 수상작가이자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인 리디 살베르(67)가 에밀리 브론테부터 잉에보르크 바흐만까지 19~20세기 여류 작가 일곱 명을 분석한 에세이 ‘일곱 명의 여자들’이 출간됐다.
저자는 에밀리 브론테, 주나 반스, 실비아 플라스, 콜레트, 마리나 츠베타예바, 버지니아 울프, 잉에보르크 바흐만 등 일곱 명의 여류작가들이 거쳐 간 삶의 주요 지점을 따라간다.
브론테와 츠베타예바, 바흐만은 시대를 잘못 태어나 생전에 인정받지 못했고, 플라스와 울프는 정신질환에 평생 시달렸으며, 반스는 사랑의 실패와 당대 문단과의 불화 속에 고독하게 죽어갔다.
데뷔작 ‘폭풍의 언덕’을 쓰고 요절한 브론테는 특히 사후 60년 가까이 흐른 뒤에야 인정받았다. “이교도적인 책” “상스러운 책”, “모든 점에서 예술에 역행하는 책” 등 혹평만 받다가 갔던 브론테는 남성 중심적인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기 어려웠다.
“문학은 여자의 일이 될 수 없으며, 그러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자가 자신에게 부과되는 의무에 헌신하자면 재능을 발휘한다거나 여흥 삼아서라도 문학 활동을 할 여유를 갖기는 힘들 것입니다.”(1843년 한 남성 시인이 에밀리의 언니샬럿 브론테에게 보낸 편지 중)
그러나 강철 같은 정신을 가졌던, 브론테는 온갖 역경을 딛고 19세기에 쓰인 가장 뛰어난 영국 소설 중 한 편을 남기고야 말았고, 그의 사후 “거대한 무질서로 분열된 세상을 바라보며 그 세상을 한 권의 책 안에 결합시킬 힘을 자기 내면에서 느낀 여성의 거대한 야심이 보인다”(버지니아 울프) 같은 상찬까지 받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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