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 · ‘사죄’ 다시 쓸 필요 없다는 아베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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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 · ‘사죄’ 다시 쓸 필요 없다는 아베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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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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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8월께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는 20일 BS 후지 방송에 출연해 담화에 ‘침략’, ‘사죄’ 등의 표현을 담을지를 묻는 질문에 “(과거 담화와) 같은 것이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며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한 이상 다시 한번 쓸 필요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지금 동북아의 과거사 갈등은 아베 총리가 진실을 말하기를 꺼리고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말로는 무라야마·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입으로는 한 번도 사죄와 반성을 언급하지 않고 모호한 표현으로 핵심을 피해가는 그의 언동으로 인해 그의 과거 담화 계승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표현일지라도 명백하게 재차 언급하라는 것이 주변국들의 요구인 것이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 “2차대전에 대한 반성과 전후 평화국가로의 행보, 지역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결의, 100년 후의 일본과 세계의 존재 방식 등을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과거보다는 미래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과거 없는 미래란 있을 수 없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미래를 위해서라도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잘못을 사과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합당하다.

 이런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 채 침략과 식민지배의 과거 역사를 희석시키고 수정한 다음 일본이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의 목적지는 어디인지 아베 총리에게 묻고 싶다. 과거사 면죄부를 토대로 ‘영광스러운’ 제국주의 일본의 부활이라도 꿈꾸고 있는 것인가.
 그의 이런 궤변과 억지는 미국 정부의 뒷배를 믿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한미일 협력의 잠재적 이익이 과거의 긴장과 현재의 정치보다 중요하다”느니,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말한 아베 총리의 발언은 “긍정적 메시지”라는 둥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는 일본이 미국의 국방비 부담을 줄여주는데 크게 협조하고 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적극 참여키로 한 데 대한 답례일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역시 한일갈등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심대한 차질을 빚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이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한일간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는 이유다.
 거액의 후원금을 약속한 미국 정치인들로부터는 환대를 받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보통 미국인들의 진정한 박수를 받고 싶다면 일본군 위안부 등 전쟁범죄를 정직하게 마주하고 사과하라는 미국 언론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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