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1995년부터 독서 출판을 장려하기 위해 제정해 기념하기 시작했으니 벌써 21회 째 생일을 맞는 셈이다.
하필 이날을 ‘세계 책의 날’로 지정한 까닭은 세계적인 문호인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이날 유럽 각지에서 열리는 ‘세인트조지의 날’ 행사 중 스페인의 한 지방 축제에서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전하는 풍습이 전하는 데서 착안했다. 기념일이 만들어진 이유와 기원을 돌이켜 보니 책과 독서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듯하다.
올해 책의 날은 우리나라에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됐다. 인천이 ‘2015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돼 있어서다. 유네스코는 책의 날에 무게를 더하기 위해 2001년부터 세계 책의 수도를 지정하고 있다.
인천은 아시아에서 세번째,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세계 책의 수도로 정해졌다. 인천시는 22일 개막 주간 행사에 들어갔으며 23일에는 공식 개막행사를 여는 한편 앞으로 1년간 다양한 책 관련 행사를 펼친다.
앞으로 예정된 행사로는 국제아동교육도서전, 대한민국 도서대전, 디지털북페어 코리아 등 다양하다. 인천시는 행사와는 별도로 도시의 도서인프라 확충 사업을 벌여 문화적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서울 청계천변에서 색다른 행사를 기획했다. 문체부는 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총 87개 출판·독서관련 단체 및 59개 출판사와 연계해 ‘책드림날’이라는 잔치를 마련했다. 작가와의 대화, 도서 알뜰 교환 장터 등 독서 진흥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은 누구나 귀에 닳도록 들었을 것이다. 하도 들어서 진부하고 지겹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듯하다.
속도와 즉각적인 결과에 집착하는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의 인간들에게는 더욱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세태일수록 책을 읽는다는 일은 ‘무용한 것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독서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과정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간접적이지만 마음을 기름지게 하는 ‘품이 많이 드는’ 농사인 것이다.
얼마전에 영국의 한 대학 연구진이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에 관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결과는 의외였다.
얼마나 정밀한 연구방법이 동원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서가 비디오게임은 물론이고 음악감상이나 커피 마시기, 산책보다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6분 가량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68% 감소했고 심박수는 낮아졌으며 근육도 이완됐다.
어떤 책을 읽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건은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일 터인데, 독서가 몸에 밴다면 지식도 풍요롭게 만들고 스트레스도 푸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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