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가짜 백수오 위해성 검증 책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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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가짜 백수오 위해성 검증 책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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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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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백수오’ 성분인 이엽우피소의 위해성 여부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식약처의 공식 입장은 “인체에 해롭지 않지만, 식품으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과 대만에서 이미 식품 원료로 이용되고 있고 중국의 연구자료 등을 봤을 때 비가역적 독성(이상반응이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 독성)을 유발하지 않는 점 등이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근거가 됐다.
 또 이엽우피소가 우리나라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등재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식품으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다.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식품과 의약품 안전을 책임진 정부기관의 공식 입장치고는 궁색하고 무책임하다.
 가짜 백수오 문제를 처음 제기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한 백수오 건강식품 관련 상담 4448건 중 부작용과 관련된 것이 400건에 달했다.
 소화기 장애, 간기능 손상, 통증 발생, 혈액순환 및 신경계 이상, 자궁근종 및 출혈 등 다양한 부작용이 신고됐다고 한다. 모두다 가짜 백수오 성분에서 비롯된 부작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소비자들이 그만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은 된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독성시험을 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엽우피소가 식품원료로 등재돼 있지 않아 독성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건강기능식품에 들어있는 양 정도로 인체 위해성을 논의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이미 사람이 복용하고 있는데 2년간 공적자금을 들여서 동물을 대상으로 한 독성시험 결과를 얻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가짜 백수오를 진짜로 알고 먹은 것도 억울한데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겹쳐 아우성인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는 셈이다. 따지고 보면 가짜 백수오가 판을 친 것도 식약처의 관리감독 책임이 큰 데 효용성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식약처가 이엽우피소 성분이나 안전성을 직접 검토하지 않고 외국의 식용사례나연구자료를 들어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자료들만으로는 안전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독성 및 안전성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섭취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는 한국독성학회의 입장이 훨씬 더 신중하고 믿음이 간다.
 식약처가 가짜 백수오 파문을 빨리 가라앉히려고 혹은 소비자들의 민·형사상 소송을 우려해 이런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국민이 불안해하면 그 원인을 찾아 해소하는 것이 정부기관의 의무다. 이렇게도 해석되고, 저렇게도 풀이될 수 있는 모호한 견해만내놓고 국민 불안은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더욱이 식약처는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을 과학적 검증하고 지키는 것을 기본 임무로 한 정부기관 아닌가. 그런 임무를 수행하라고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데 직접 검증 없이 외국의 식용 사례와 연구자료만 들어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찌보면 직무유기라고 할수 있다.
 식약처는 소비자들의 불안을 불식하는 차원에서라도 과학적 조사를 통해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 결과를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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