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없으면 망한다?
  • 경북도민일보
반전 없으면 망한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전 강박증’에 사로잡힌 영화계
가족영화까지 반전 내세워 우려 목소리
 
한국영화계가 `반전 강박증’에 사로잡힌 듯하다.
 최근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국영화 중 상당수가 마지막에 반전을 내세워 관객을 깜짝 놀래킨다.
 `뷰티풀 선데이’와 `극락도 살인사건’에 이어 26일 개봉한 박신양 주연의 `눈부신 날에’, 5월1일 개봉하는 차승원ㆍ류덕환 주연의 `아들’, 이대근 주연의 `이대근, 이댁은’ 역시 관객이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바꾼다.
 더욱이 이들 작품은 부성애 또는 가족애를 내세운 가족영화여서 클라이맥스에서 반전을 꾀한 이러한 전개가 `신선함을 주며 영화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한다’는 긍정적인 평과 `무리한 반전으로 관객을 당혹스럽게 만든다’는 부정적인 평을 동시에 받고 있다.
 반전은 통상 의외성과 함께 치밀함을 함께 가질 때 더욱 충격적이어서 가족영화장르에서 전혀 뜻하지 않았던 전개를 보일 때 관객이 새롭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반면 하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의 영화가 잇달아 반전을 꾀한 까닭에 되레 식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아들과 아버지, 혹은 딸과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반전이란 어찌 보면 관객이 가장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미 시사회 이후 관람평 등을 통해 깜짝 놀랄 결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관객이 극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반전을 예상하고 왔을 때 영화적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튼실히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 영화들의 관람평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자칫 스포일러(영화 결말이나 내용을 밝히는 것)가 돼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 반전을 소개하지 않는 선에서 영화의 느낌과 내용을 밝혀야 하므로 에둘러 표현해 영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느낌을 쓰지도 못하는 것.
 작품에 따라, 관객에 따라 반전의 가치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리지만 `반전’이라는 극적 장치가 빈번히 사용되는 것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평이 우세하다.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최근 가족영화들이 잇달아 반전을 꾀하고 있는데한참 진심이 담긴 연기에 빠져 있다가 충격적인 반전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새로움보다는 오히려 진실성이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아 당혹스러웠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영화평론가 전찬일 씨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지닌 극적 구성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평범한 순간에 담겨 있는 비범함을 끄집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극적 효과로 충격을 주고자 한다”고 꼬집었다.
 “모든 영화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 하에 그는 “등장인물이 끌어가는 감정의 결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최근 등장한 한 가족영화의 경우 `가족의 탄생’처럼 혈연중심의 가족주의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메시지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며 “시치미 떼고 반전을 꾀하는 게 아니라 영리한 관객이라면 눈치챌 수 있게 영화 전체에 어떤 흐름이 있어야 한다.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반전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들’을 만든 장진 감독은 “한층 넓은 의미의 아버지와 아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과연 아버지와 아들의 감정이 어떻게 확대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
 `식스센스’ `디 아더스’ `유주얼 서스펙트’ 등과 한국영화 `장화, 홍련’ 등 훌륭한 반전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처럼 이들 영화도 관객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