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기준 연령 상향 아직은 먼 이야기
  • 연합뉴스
‘노인’ 기준 연령 상향 아직은 먼 이야기
  • 연합뉴스
  • 승인 2015.0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가 노인의 기준 연령을 높이는 게 맞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노인회는 지난 7일 정기이사회에서 현재 65세인 노인 기준 연령을 올리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단체의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한다.
 대한노인회 측은 “정년이 늦춰지고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노인들이 젊은 세대와 상생을 하겠다고 결심을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노인들에 대한 복지 혜택의 수급을 늦춰 절약한 재정으로 젊은이의 일자리 확대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뜻이라고도 한다.
 대한노인회의 이러한 입장은 선언적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 이런 취지를 현실에 반영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 노인 연령 기준을 높이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딱히 눈에 띄지 않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14년도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노인 스스로가 노인을 규정하는 기준 연령은 평균 71.4세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으로 볼 수 있는 65세에 비해 무려 6살 이상 많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노인의 기준 나이를 70~74세로 보는 경우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7%였고 65~69세는 불과 18.0% 였다. 75세 이상이라는 응답도 31.6%에 달했다.

 노동 능력이 장년층과 노인을 가르는 중요한 연령 역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을 통해 자립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노인층이 그만큼 두텁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노령층의 노동의지와 경제 현실에는 매우 큰 괴리가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말을 꺼내기도 민망하지만 우리나라는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절반에 달하고 이는 OECD 꼴찌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쓸 수 있는 돈’이 우리나라 전체 중간 소득의 절반에 못 미치는 비중을 말한다.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평균인12.6%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며 꼴찌에서 두 번째인 호주에 비해서도 무려 15%포인트나 높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 노인 인구 증가율은 연 4.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됐고 2017년에는 고령 사회(14%),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20%)가 될 것이 확실하다. 경제적 곤궁이 직간접으로 작용해 노인 자살과 범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이제는 새롭지 않다.
 노인 기준 연령을 올리게 되면 당장 저소득 노령층을 지원하는 복지제도인 기초연금 수급 연령이 높아진다. 지금은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금액을 깎는 방식으로 매달 10만~20만원이 지급되고 있으나 지급연령이 바뀌면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하다.
 연령 조정은 기초연금법과 노인복지법 등의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 논의가 필요하고 그 전에 사회적 공론화가 요구되며 이 절차는 생략될 수 없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연령 상향에 따른 예상 못 한 부작용은 없는지 면밀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노인 기준 연령 조정은 그만큼 복합적이고 어려운 숙제들을 함께 풀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