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온상’ FIFA 수사를 둘러싼 상반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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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온상’ FIFA 수사를 둘러싼 상반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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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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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사법당국이 스위스와 공조하에 그동안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111년 역사의 지구촌 최대 스포츠단체인 FIFA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제프리 웹 부회장과 잭 워너 전 부회장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축구계 거물들이 FIFA 차기 회장 선거를 이틀 앞두고 투숙 중이던 스위스의 한 호텔에서 긴급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1991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24년 동안 스포츠마케팅 업체들로부터 월드컵 중계권 수주 대가 등으로 지금까지 드러난 금액만 1억5000만달러(약 1657억원)의 뇌물과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미국 법무부는 밝혔다.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은 “이제 수사는 시작”이라고 말했다. 최종 타깃은 축구계의 황제로 불리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FIFA가 비리 온상이 된 것은 세계 최고 인기스포츠 경기인 월드컵에 기업 스폰서들이 달러 뭉치를 싸들고 달려들면서 부정부패의 싹이 움텄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스위스 취리히에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FIFA는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뿐 아니라, 회장 한 사람의 말 한마디에 조직이 좌우되는 폐쇄적 시스템이다. 자금 운용 등에 아무런 간섭이나 감시도 받지 않는다. 비리가 확산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구조인셈이다. 최근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뇌물수수 등의 비리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블래터 회장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웹 부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는 등 개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 체제에서 FIFA 개혁이 가능할 것이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사무총장 시절부터 34년이나 FIFA를 주물러온 블래터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다.
 이번 미국 당국의 FIFA 수사는 뇌물비리 처벌에 대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예외가있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복마전 FIFA를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이번 수사로 FIFA가 지구촌 최대의 축제를 관장하는 건강한 기구로 거듭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수사 의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다.
 수사를 통해 러시아의 월드컵 유치 관련 로비 정황이 드러나면 차기 월드컵은 시작도 하기 전에 명예롭지 못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여전히 진행형인 상황에서 러시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디다스, 나이키, 코카콜라, 비자, 현대기아차, 가스프롬 등 독점적 마케팅권을 가진 세계적 기업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무엇보다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앞세운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처하며 사법권을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데 대한 두려움과 반감이 향후 국제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미국이 FIFA의 비리관행을 척결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에서 수사에 착수했는지, 다른 동기가 있었는지는 향후 전개되는 상황들이 설명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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