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영어와 중국어, 그리고 한국의 언어적 선택은?
  • 경북도민일보
G2, 영어와 중국어, 그리고 한국의 언어적 선택은?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5.06.2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정목 대가대 영어학부 교수
[경북도민일보] 과거 20년도 더 전에 TV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사장님이나 집주인은 주로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직원, 종업원, 요즘에는 가사도우미라고 하지만, 옛날 식모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주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던 것이 차츰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회장님과 사장님, 그리고 집주인이 많이 등장하였다.
 언제부터인지 잘 생각해 보라! 다 이전의 일이다. 요즘에는 그렇게 구분할 수는 없게 되었는데, 과거에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그렇게 사투리가 사용되는 것은 “Language is power.”, 즉 언어가 권력이기 때문이다. 하기야 이젠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모두 다 시골사람이 되었다.
 언어와 권력의 관계는 국제관계에 있어서는 물론이고, 대학교 도서관에도 적용된다. 요즘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영어다. 대학교 도서관에 가보면 상위권대학이든 하위권대학이든 책상에 널린 책은 토익교재를 비롯하여 십중팔구 영어 관련 서적일 것이다. 대학생들은 영어를 배우러 어학연수를 떠나고, 영어권 국가를 위주로‘워킹할러데이’제도를 이용하여 영어도 배우고 일도 하면서 스팩을 쌓으러 간다.
 온 나라가 영어판이다. 대구, 경북지역의 경우 국립대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학에서 독일어, 불어와 같은 제2외국어 계열의 학과는 폐과되거나, 유럽언어, 지역연구 이런 식으로 구조조정되었거나 되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 기타지역도 마찬가지이다. 30여년 전 필자가 대학에 재학하던 시절은 한중수교 이전이라 중국어 관련학과는 비인기학과였으나 요즘 중국의 급성장과 더불어 중국어 관련학과의 인기는 상승세이다.
 과거 중국과 연관된 우리의 역사는 유구하다. 과거 고조선과 한, 고구려, 백제, 신라와 수당, 고려와 송, 조선과 명, 청, 그리고 북방민족과의 얽히고, 설킨 역사의 굴레 속에서 당연 최대의 외국어는 중국어였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일본어였을 것이다. 아니, 몽고어, 여진어, 만주어였을런지도 모르겠다.
 오늘날에는 어떠한가?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각국이 자신의 국익을 위하여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반목해 오면서 우리나라 역시 국익을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세계의 경찰국가 미국은 일본을 동아시아의 대리인으로 설정하여 중국을 견제하려 일본이 군대보유금지 국가에서 무장이 가능한 국가로의 변신에 동조하는 모양새이고, 중국은 세계질서의 한 축을 떠맡으려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협조하고 정치, 군사적으로는 미국의 영향 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아시아인프라 투자은행에 한국이 눈치를 보면서 가입하였고, 중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사드(THAAD)의 한국배치에 촉각을 세우고 있어 국가의 생존에 필수인 경제와 정치, 군사적인 입지가 샌드위치같은 상황이다.
 이들 미국과 중국, G2, 이들의 언어는 영어와 중국어이다. 영어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다들 알고 있고, 다들 공부한다. 필자는 중국어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오늘날 중국은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는‘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일어나 강대국으로 우뚝 선다는‘대국굴기(大國堀起)’로 급선회 중에 있다.
 향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지의 여부와는 무관하게 한국은 필연적으로 중국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예술, 체육 등 다양한 교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프로젝트’는 육상실크로드와 해상실크로드를 의미하는 신실크로드 구상이다. 일대(一帶)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실크로드를, 일로(一路)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실크로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일대와 일로 모두 타야한다. 그래서 중국어가 필요하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부산에서 서울로 가다 보면 아시아 하이웨이라는 도로표지판이 보인다. ‘아시안 하이웨이 AH1’루트는 일본, 한국, 중국, 인도를 거쳐 터키로,‘아시안 하이웨이 AH6’루트는 한국,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로 가는 길이다. 이 루트는 이어서 유럽과도 연결된다. 지금이야 북한에 가로막혀 이 루트는 달릴 수 없다. 언젠가는 아시안 하이웨이 AH1와 AH6는 대륙으로 달릴 것이다. 두 루트는 모두 중국을 지난다. 중국을 지나 유럽에 가까워지면 이제는 영어가 필요하다.
 중국어에서 영어로 ‘코드 스위칭(code switching)’ 하는 것이다. 언어학 용어로 ‘코드 스위칭’은 하나의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전환하여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자주 질문한다. “영어는 당연히 해야 하는데, 중국어도 공부해야 할까요?”라고. 필자는 우리 학생들에게나 일반인들에게 가혹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영어와 중국어 둘 다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좌우간 한국의 언어적 선택이라면 영어와 중국어 둘 다이다. 정말 우문현답(愚問賢答)이 아닌 현문우답(賢問愚答)이다.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영어와 중국어를 같이 구사하여야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두고 보라! 향후 비즈니스는 영어와 중국어 모두를 구사하는 사람을 절대적으로 원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황얼쥐엔 2015-07-07 14:34:29
기사를 잘 보셨습니다. 요즘에 한류열풍때문에 중국에서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사람들이 한국의 드라마, 화장품.옷등 관심이 많습니다. 중국은 한국 물건을 도입하고 한국은 물건을 중국에 판매. 이런 관게가 있어서 한국사람들이 중국어을 곰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