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굴욕’ 삼성서울병원, 기본 지켰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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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굴욕’ 삼성서울병원, 기본 지켰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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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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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흘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일반인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환자 숫자로는 186번째다. 이 환자의 남편 역시 메르스에 감염됐다가 병을 이겨내고 퇴원한 경우다.
 방역 당국은 가족 내 감염에 무게를 두고 감염 경로를 따져보고 있으나 부부가 각각 다른 시기에 같은 병원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남편은 지난달 11일 이후 시설 격리 치료를 받아왔고 이 환자는 남편의 확진 판정 이후 자가격리 상태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186번 환자가 14일의 자가 격리가 끝나자 지난달 29일 치료차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을 방문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 환자의 병원 내 동선을 보면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남편의 확진 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가 늦게 발병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186번 환자를 제외하더라도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전체의 50%에 근접한 90명이다. 이 중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의료진은 무려 13명에 달한다.
 방역 당국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의 감염이 이어지자 메르스 확진자 치료에 참여한 의료진 960명을 전수조사하기도 했다. 의료진 감염이 삼성서울병원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감염 관리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올린 상태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는데 문제가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달 13일 병원을 부분폐쇄하는 조치까지 취했지만 의료진의 바이러스 노출을 막지 못했다. 메르스 환자 진료에 요구되는 레벨D 보호구가 지급되지 않아 의료진을 위험에 방치했다. 또 이후 보호구를 제대로 갖췄을 때도 의료진 감염은 이어졌다.
 방역당국은 병실과 복도 등을 조사했으나 바이러스 흔적을 찾지 못했고, 따라서 보호구 착용 미숙과 잘못된 착·탈의법이 감염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았다. 가장 전문적이어야 할 의료진이 기초적인 수칙조차 지키지 못한 것이다. 환자 숫자가 많아 노동강도가 강해진 것이 원인이라는 병원 측의 해명이있었지만 수긍하기 어렵다.
 상당한 숫자의 환자를 치료한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어처구니 없는 관리능력을 보인 삼성서울병원은 결국 메르스 치료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메르스 환자 16명이 5일까지 대부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을 옮기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에도 취해진 당국의 조치다. ‘초일류의 굴욕’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방역당국이 삼성서울병원의 감염관리자에게 개인보호구 착·탈의법을 다시교육해야 했겠나. 아무리 일류라도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이미 이번 사태의 발생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위기 관리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는 음압관리병실의 보완을 포함하는 응급진료 프로세스의 개혁도 들어 있다. 모쪼록 기본을 중시하는 방안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진행 과정은 이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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