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협상 타결로 1조달러 규모의 IT 시장이 추가로 개방된다. 글로벌 교역 둔화, 저유가, 엔화와 유로화 약세 등 악재들로 말미암아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경제에 숨통을 틔우는 활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최종 타결된 두 번째ITA 무관세화 품목 201개에는 TV·비디오카메라·모니터 부품·광학용품·셋톱박스 등이 포함됐다.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진 IT 부품과 주변기기가 대거 포함된 것이다. 이들 품목의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1조달러(약 1150조원).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이들 품목에서 1052억달러를 수출해 381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거둔 바 있다. IT 수출액은 한국 전체 수출액의 24%를 차지한다. 내수 침체와 더불어 올해 상반기 수출이 전년대비 5.1%나 감소하면서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협상타결은 오랜 가뭄 끝 단비와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이번 ITA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의 교역에서 우리나라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개 중 94개 품목은 ITA 덕분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일정보다 앞당겨 관세가 철폐될 전망이어서 우리의 수출 확대 및 경쟁력 제고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ITA로 관세를 철폐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ITA는 IT 제품의 수출입 관세를 철폐하기 위한 다자간 FTA를 맺은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뿐 아니라 ITA 무관세화 품목으로 지정되면 늦어도 7년 이내에는 관세를 철폐해야 하기 때문에, 최장 20년 동안 관세를 철폐하는 FTA에 비해 무역 자유화 효과가 더 강력하다.
이번에 추가 개방되는 201개 품목은 올 하반기 국가별 관세철폐 기간을 정하기 위한 추가 협상을 거쳐 내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남은 협상을 통해 관세 기간의 단축과 협정의 조기 발효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