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119 구급대·국립중앙의료원에 박수를
  • 김용언
의사·간호사·119 구급대·국립중앙의료원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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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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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황교안 국무총리는 28일 “국민 여러분께서는 메르스로 인한 불안감을 모두 떨쳐버리고 경제생활 또 문화와 여가 활동, 학교생활 등 모든 일상생활을 정상화해주시기 바란다. 그렇게 하셔도 되겠다”고 말했다.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온 나라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끝났음을 선언한 것이다.
 황 총리는 “엄격한 국제기준에 따른 종식선언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집중관리병원 15개 모두 관리 해제됐고, 23일간 새 환자가 전혀 없었으며, 어제로 격리자가 모두 해제되는 등 여러 상황을 종합해볼 때 국민께서 이제는 안심해도 좋다는 것이 의료계와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메르스 사실상 종식 선언은 5월20일 첫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69일 만이다. 다만 정부는 치료 중인 환자 1명이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이 번갈아 나오는 등 완쾌 판정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달 하순 이후 과학적이고 의료적 차원의 공식 종식을 선언할 예정이다.
 듣도 보도 못했던 ‘메르스’라는 ‘괴질’(怪疾)로 전국이 발칵 뒤집혔고, 온 국민이 공포에 떨었다. 올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 가깝게 떨어진 것은 전적으로 메르스 탓일 정도로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의료선진국이라는 한국의 이미지도 땅에 떨어졌고, 외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은 전염병 환자 취급을 받았다. 끔찍한 악몽(惡夢)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메르스와 싸운 의료진의 사투(死鬪)는 감동을 안겼다. 전체 메르스 환자의 20%가 메르스와 싸운 의사와 간호사였다. 바이러스와 어깨동무하며 괴질과 싸운 것이다. 특히 국립중앙의료원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메르스 환자를 돌봤다. 30명도 넘었다. 메르스에 앞·뒷문 모두 뚫리고 메르스 환자를 전국에 실어 나르고도 “삼성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나라가 뚫렸다”던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에 견주면 그들은 천사다.

 메르스는 치료제도, 백신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119 구급대는 체온 37.5도 이상인 고열 환자 병원 이송을 담당했다. 그 수가 9659명이다. 메르스로 확진된 환자 이송 840건도 그들이 책임졌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두 달 동안 구급대원 2인 1조가 방호복을 입은 채 ‘메르스 이송’ 1만건을 치렀다. 그 안에는 14번, 76번 등 수퍼 전파자들도 있었다. 119구급대원 중 메르스 감염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119구급대는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사태가 번지자 국내 전파에 대비해 질병관리본부 지도를 받아 소방서별로 방호복 착·탈복 훈련을 했다고 한다. 감염관리 교육용 비디오를 보며 진행한 반복 훈련이다. 메르스 기간에는 11개 시·도 본부별로 메르스 이송 전담팀을 꾸렸고, 전담 구급대원들은 일반 환자 이송 업무에서 제외했다. 방호복 10만 세트를 준비했고 3만개를 썼다. 메르스 이송 때마다 2시간씩 구급차 구석구석을 소독했다. 이런 수고가 있었기에 메르스 의심·확진 환자 이송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중앙메르스 대책위도 수훈갑이다.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 15명과 감염관리 간호사 출신 간호대 교수 2명이 대책위에 참여했다. 이들은 메르스 병원에 300여회 출동했다. 각 병원의 감염관리 간호사들은 메르스와 온몸으로 맞선 천사들이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다는 이유로 “메르스 진료 간호사들의 자녀는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냉대를 받아가면서도  그들은 밤을 새워 환자들을 살렸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초기 메르스 대응을 잘못한 죄인(罪人)으로 낙인찍혔다. 문형표 복지부장관은 메르스 사태 와중에서 ‘경질’(更迭) 대상으로 떠올랐다. 메르스로 말미암은  국민 분노를 감안하면 ‘경질’은 최소한의 요구에 불과했다. 초기 실수를 반성하고 온몸을 던진 결과 사실상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수 있는 단계에 온 것은 그들의 공이지만 공분(公憤)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보건 당국이 제대로 평가를 받는 길은 메르스 사태를 교훈으로 온갖 괴질을 예방하는 노하우를 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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