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자존심 먹칠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 김용언
대구·경북 자존심 먹칠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 김용언
  • 승인 20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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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신라의 3국통일 무대가 대구·경북이었고 그 1000년 영광의 현장 역시 대구·경북이었다.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 경제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박정희 대통령의 ‘조국근대화’가 태동(胎動)한 곳도 바로 대구·경북이다.
 바로 그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웅도(雄道) 대구·경북의 체면이 구겨지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배출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며, 야당과 손잡고 국회법 개정안을 밀어붙여 박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든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그랬다.
 박 대통령을 거스르고 맞서는 유 의원 모습은 대구·경북의 오랜 정서(情緖)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유 의원의 항명(抗命) 여파가 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는 경북 출신 새누리당 현역 국회의원의 여성 보험설계사 ‘성폭행’ 사건으로 지역사회가 뒤숭숭하다. 대구지방경찰청이 지난 7월 13일 오전 대구 한 호텔에서 보험설계사인 40대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새누리당 B의원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사건의 줄거리는 이렇다. A씨는 B의원이 13일 전화를 하자 호텔로 찾아갔다가 성폭행을 당했고, 관계가 끝나자 B의원이 가방에 현금 30만원을 넣어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의원이 묵은 호텔에는 술 냄새가 진동했고 B의원은 A씨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강제로 침대에 눕혀 옷을 벗기고 성관계를 시도했다는 것. A씨는 그로부터 11일이 지난 24일 대구 중부경찰서를 찾아가 B의원을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고, 대구지방경찰청은 피의자가 현역 국회의원인 점을 감안해 직접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신고 내용 확인을 위해 호텔 CCTV에서 B의원이 체크인, 체크아웃하는 모습과 A씨가 13일 호텔에 들어갔다 나온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A씨 휴대전화에서 B의원과 통화한 내역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B의원은 A씨가 경찰에서 1차 피해자 진술을 마친 뒤 A씨를 만나 사과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B의원을 만난 뒤 A씨는 2차 조사에서 “의사에 반해 성관계한 것은 맞지만 도망가려고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다”며 1차 진술 때와는 다른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됐다. B의원과의 접촉에서 뭔가 의사교환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B의원은 지난 6월 말 대구 한 횟집에서 지인 포함, 4명이 모여 한 차례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서 어울리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B의원은 “A씨와 또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다툼이 일어나 싸우다가 헤어졌을 뿐 성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한 것과 관련, “수사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해자 진술이 바뀌었다고 없던 일로 처리할 수는 없다. 두 사람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강간(强姦)인지 화간(和姦)인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강간이든 화간이든 국회의원이 대낮에 호텔에 여자 보험설계사를 불러들여 무슨 짓을 했는지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강간이든 화간이든 B의원의 정치생명은 벼랑끝에 내몰린 셈이다.
 새누리당은 B의원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CCTV에 B 의원이 호텔에 드나들었고, 보험설계사 역시 방을 드나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도 없다. 새누리당 얼굴에 먹칠했을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의 자존심에 먹칠한 B의원에 대해서는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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