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한 사이에서 오가는 말을 보면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지뢰 도발 사건을 계기로 남북한이 서로에게 위협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그 수위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북한 인민군 전선사령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방지역 11곳에서 모두 가동된 15일 “전 전선에서 모든 대북 심리전 수단들을 초토화해버리기 위한 정의의 군사행동이 전면적으로 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전날 우리 측에 보낸 전통문에서는 “맞설 용기가 있다면 전장에 나와 군사적 결판을 해보자”고 위협하기도 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도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또다시 도발하면 가차없이 응징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위험한 징조는 말 뿐만이 아니다. 북한 군부의 실세로 알려진 리영길 총참모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15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했다고 한다. 앞서 이들은 14일 ‘조국 해방 70돌 중앙보고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군 고위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이 행사에 유사시 북한군을 총괄지휘하는 리 총참모장과 대남공작을 총괄하는 김 정찰총국장이 빠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한민족을 공멸로 이끌 수 있다. 북한의 도발과 억지 궤변에도 역대 정권에서 관계 개선과 평화 증진 노력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다. 신뢰는 일방적 요구가 아닌 상호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점차 거칠어지고 있는 북한을 다루는데 있어 더욱 강력하고 단호한 방어 태세와 함께, 관계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 또한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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