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통 안동 회곡막걸리의 위기
  • 권오한기자
90년 전통 안동 회곡막걸리의 위기
  • 권오한기자
  • 승인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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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조사서 粒麴 원산지 표시 위반 논란으로
하루아침에 모든 쌀 수입 악덕 업체로 내몰려

▲ 최근 원산지 표시 위반 논란을 빚고 있는 안동 회곡영조장 권용복 대표가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경북도민일보 = 권오한기자] “사소한 불찰로 지금까지 회곡막걸리를 사랑해 주신 소비자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안동시 풍산읍 바이오산업단지에서 회곡막걸리를 생산하는 안동회곡양조장 대표 권용복(45)씨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권 대표는 “지금까지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뿐 소비자를 속이지도 않았고, 법도 지키며 사업을 해왔는데 하루아침에 부도덕한 업자가 돼 버렸다”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부터 이어져 온 회곡막걸리 명성에 흠을 내 가슴이 메어진다면서도 결코 수입쌀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기려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연간 막걸리 7만t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반 양조장들이 1200~2000ℓ의 대형 발효탱크를 사용하지만 회곡양조장은 600ℓ짜리를 사용하고 발효기간도 두 배 이상 장기 숙성시켜 제품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막걸리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쌀은 올해 초까지 정부미를 사용했으나, 지난 5월부터는 정부미보다 가격이 높은 지역의 서안동농협 미곡처리장에서 매입해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쌀을 쪄서 균을 배양하는 입국(粒麴)은 국내산의 경우 찰기가 많아 누룩으로 만들기 어려워 지난해 말부터 부득이 미국산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막걸리 제조 과정에서 입국을 제조하기 위한 쌀도 약 20% 정도 차지한다.
 이번 검찰조사에서는 입국에 대한 원산지 표시를 위반했다는 것이고 이마저도 관계기관 간 입장차가 있어 해석에 논란이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 마치 모든 쌀을 수입산으로 활용한 것처럼 보도됐다며 억울함을 나타냈다.
 농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에 따르면 입국 등 식품첨가물은 원산지 표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이 해석에 논란이 있는 실정이다.
 회곡양조장측은 이와 관련, 법정에서 혐의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식약처 등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권 대표는 “막걸리 품질을 높이기 위해 부득이 입국을 미국산으로 활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모두 수입산 쌀을 활용해 막걸리를 제조한 것은 절대 아니며, 고두밥, 덧밥 등 80%는 정부미보다 높은 지역산 쌀을 활용하고 있어 제조원가는 훨씬 높아졌다”고 밝혔다. 부당이득을 챙기기 위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절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회곡 양조장은 지난해 풍산읍 괴정리에 위치한 경북바이오산업단지로 공장을 옮겨 흑미와 백진주쌀, 찹쌀을 원료로 한 ‘약주’와 국화막걸리 등 신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회곡양조장은 현재 미국 교포와 제휴해 뉴욕에서도 ‘뉴욕생막걸리’를 출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공장규모도 키워가는 등 90년 전통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품질을 높여 나가는데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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