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대기하고 있습니다. 불러만 주십시오. 충성!”, “명령 대기 중 입니다”, “전역 4일째지만 대기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전투할 준비 되어 있다”, “나 예비군 다 끝났는데 지원해서라도 간다.” 20·30 예비군들이 육군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이다. 글 밑에는 빛 바랜 군복과 군화, 실밥 터진 고무링을 찍은 사진 등이 올라 있다. 조선일보 보도다.
북한이 ‘지뢰도발’에 이어 지난 20일 경기 연천에 포격도발을 자행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는 “북한에 당하지만 말고 당당히 맞서자”는 20·30대의 글과 사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육군은 예비군들의 전의(戰意)를 확인하고 지난 21일 공식 페이스북에 ‘여러분 정말 든든합니다. 육군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전날 북한의 도발 이후 예비역들이 올린 ‘결의’에 찬 글과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0일 북한이 “48시간 이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하자, SNS에선 “전쟁에 나가겠다”는 내용의 예비군들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 특히 ‘48시간 남았다’는 글은 크게 화제가 됐다. 예비군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한 시한이) 48시간 남았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게 집에 군복이랑 군화 다 준비해놨다. 물론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북한한테 항상 당하지만 말고 당당히 맞서면 좋겠다. 군대에서 고생 중인 내 동생아! 사랑한다. 힘내자. 그리고 자랑스럽다’고 썼다. 그는 그러면서 군화 위에 군복을 얹은 사진을 첨부해 올렸다.
이밖에도 ‘나 예비군 4년차인데. 북한 때문에 군복 꺼냄. 나 총 되게 잘 쏨. 돌격해줄게, 덤벼’, ‘예비군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평양에서 내 얼굴 보게 될 거다’, ‘우리 동네 변전소는 무조건 내가 총 들고 지킨다’는 글 등이 다수 올라왔다. 지하 골방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온갖 유언비어와 악담을 양산해 내는 사이코패스들과는 다르다.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과 우리 군의 대응 포격 이후 긴장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휴가 중인 장병들이 속속 조기 복귀하고 있다. 특히 “남북간 군사적 긴장국면이 해소될 때까지 전역을 연기하겠다”는 장병들도 나타나고 있다. 육군 7사단 독수리연대 소속 전문균(22)·주찬준(22) 병장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동기로 21개월 동안 복무를 마치고 25일 전역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전역 다음날인 26일, 선임 전우들과 함께 제주도 전역기념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항공권을 예매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이들은 항공권을 취소했다. 동고동락한 전우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이들은 이번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전역을 연기하기로 중대장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상영된 영화 ‘연평해전’의 흥행을 20~30대 젊은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20대 관객 비율이 52.4%, 30대 비율이 22.2%로 압도적이다. 50대 이상은 7.6%에 불과하다. 놀라운 건 여성관객 비율이 61.36%다. 젊은 층과 여성이 ‘안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남북간 경쟁은 오래 전 끝났고, 이제 남은 건 북한이 언제 무너지느냐다. 대한민국 20~30대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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