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도발’ 했다가 완전 거덜난 북한·김정은
  • 김용언
‘지뢰 도발’ 했다가 완전 거덜난 북한·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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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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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북한이 DMZ 지뢰 도발로 ‘혼쭐’ 났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거덜나게 생겼다. 거덜난 건 김정은이다. 휴전 이후 수많은 도발과 인명살상에도 “배째라”고 버텨온 북한이 지뢰 도발을 공식 ‘사과’했을 뿐만 아니라, 죽도록 꺼리는 남북이산가족상봉까지 받아들여야 했다. 김정은 다음 권력 2인자라는 황병서까지 황급히 보내 만든 결과다.
 북한은 지뢰 도발이 들통나자 거의 모든 걸 걸고 우리를 압박했다. 우리가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하자 포를 발사했고, 우리가 응사하자 전군에 전시태세를 명했다. 22일 오후 5시를 최후통첩 시간으로 정해놓고 확성기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특수게릴라군이 전방으로 움직였고, 50여 척의 북한 잠수함이 기동했다. 서해 5도 공격용 공기부양정까지 동원했다. 전방의 방사포는 포구(砲口)를 개방했다.
 그러나 거기까지 였다. 한·미 공군기가 위력 비행을 시작하자 바로 꼬리를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군복 차림으로 3군단을 방문하고 “철저한 응징”을 강조하자 남북고위급 대화를 부랴부랴 제의하기에 이르렀다. 김정은이 방사포 부대와 잠수함을 동원하며 호들갑을 떤 바로 그 순간 21일 오후다.
 북한은 김양건 당비서 명의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김양건과의 접촉을 제의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김관진 실장 명의로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나오라고 수정 제의했다. 그러자 북한이 황병서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굴복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거덜난 증거는 지뢰도발 ‘사과’와 이산가족상봉만이 아니다. 북한 도발에 대한민국이 똘똘 뭉쳤고, 거의 전 국민이 “혹독한 응징”을 촉구했다. 일부 친북세력이 발목을 잡았지만 “이 기회에 북한 버르장머리를 고치자”는 게 사실상 국민적 합의였다.

 김정은은 치명상을 입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김정은 리더십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당국에서 아무리 막아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태의 전말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전면전” 큰소리치다가 ‘사과’로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는 것이다.
 북한은 우리의 대북 확성기방송에 얼마나 취약한지 만천하에 확인됐다.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보안을 유지해야할 군 전력을 이동시키다가 노출시켰다. 북한 전문가들은 군부와 엘리트를 중심으로 김정은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실장은 “김정은의 대남 전술이 상당히 서투르다는 점을 주변의 핵심 인사들이 명백하게 파악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지도층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도 많을 것 같다”고 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교수는 “김정은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북한의 고위 군 장성 일부에게 책임을 지워 숙청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황병서가 합의한 남북이산가족상봉을 하기 싫을 경우 그 책임을 황병서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황병서가 평양에 돌아가자마자 조선중앙TV에 나와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가지고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인 행동으로 상대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됐을 것”이라고 사실을 호도한 것도 자기에게 돌아올 책임을 회피하려는 속셈으로 볼 수 있다.
 북한군에 정통한 탈북자는 2002년 봄 김정일이 한·미군사훈련에 대응한다면서 공군에 미그-19기와 미그-21기를 출격시켰지만 평안남도 개천시 원리비행장에서 2기, 순천비행장에서 1기, 강원도 갈마비행장에서 6기, 하루에 비행기 9기가 자체 고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며 북한군 전력으로는 남한에 대항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휴전선 지역에 각종 포와 장갑 무기들을 배치했다지만 포들은 제대로 작용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다. 조준경조차 제 역할을 하는 게 드물며, 견인차들도 노후화돼 제대로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북한 지뢰 도발로 우리 사병 두 명이 발목을 잘리는 부상을 입었지만 북한과 김정은은 지뢰 한 발로 사실상 개망신하고 말았다. 확성기 방송 하나에 벌벌 떠는 겁쟁이로 판명났다. 8·25 합의 이후 국민 사이에서는 “북한이 도발했으면 좋았을 텐데… 김정은 정권을 깡그리 짓밟을 수 있었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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