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시대와 한미동맹 ‘두 마리 토끼’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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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시대와 한미동맹 ‘두 마리 토끼’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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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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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목 대가대 번역학전공 교수
[경북도민일보] 지금의 486, 586과 그 이전 세대들이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교련이라는 과목이 있었다. 일주일에 한 시간정도 개구리복 비슷한 옷을 입고 M-1 총기분해, 총검술훈련, 정신교육 등을 받았다. 그 당시 필자는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다녀서 대구의 앞산에 있는 6.25 승전기념관에 단체로 반공정신교육을 받으러 간 기억이 난다. 당시 아마 1980년대 초반일 것이다. 그때 정신교육을 하던 연사가 한 말이 떠오른다.
 미국은 이미 대만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당시 중공이라고 부르던 죽의 장막,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였다. 한국도 적절한 시기가 오면 대만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국익을 위해서 중공과 국교를 수립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수년이 지나 정말로 대만과는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1992년 8월 우리나라는 정식으로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하였다.
 그러한 역사적 상황과 시대적 흐름 그리고 국제정세는 읽혀지고 예상되고 또한 따를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렇게 대만은 멀어져가고 중국이 다가왔다. 자유중국은 대만이 되고 중공은 중국으로 불리게 되었다.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 전승전 기념행사에서 남과 북의 입장이 바뀌었다.
 우리의 대통령이 푸친과 바꿔가며 열병식을 비롯한 전승전 행사에서 시진핑주석 주위에서 최고의 예우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북한의 최용해 노동당 비서는 맨 우측의 말석에 자리하는 대우를 받았다. 이로서 중국에서 남과 북을 대하는 입장이 확연히 달라진 것을 보여준다.
 오늘날 미국이 아시아에서 강력한 미일동맹으로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지만 2차세계대전 당시에는 미국과 일본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적이었다. 일본의 미국에 대한 진주만공습, 일본의 패망과 2차세계대전의 종식, 국공내전에서 패한 후 대만으로 밀려난 국민당정부, 한국전에 미국을 위시한 유엔군과 중공의 참전과 소련의 북한지원, 그리고 휴전….
 한국과 일본의 수교, 미국과 중국의 수교, 중소 이념분쟁과 이에 대한 북한의 등거리외교, 일본과 중국의 수교, 한국과 중국의 수교는 격동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적이 친구가 되고 친구가 적이 되고, 친구의 친구는 친구, 적의 적은 친구 등 복잡한 모습을 보여 왔다. 오로지 판단의 기준은 국익이었다.
 국익을 통한 실리외교가 비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지존의 가치를 지닌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따지고 보면 구한말 조선과 미국의 조미상호수호조약을 무시하고 미국은 일본과 카스라-테프트조약을 맺어 일본의 조선지배와 미국의 필리핀지배를 서로 용인한 적도 있지 않은가?
 좌우지간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전 행사에 참가한 것은 북중 대 한미일의 공조체계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한미일의 공조체계 내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식민지배에서 비롯된 민족감정, 위안부문제 등을 비롯하여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중국과 한국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싸운 항일운동이라는 역사적인 공통분모를 가진다. 그래서 항일전쟁에 이긴 전승기념행사에 박 대통령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비난하는 일본이 욕을 먹는 거다. 미국은 속내야 어떨지 모르지만 “it is understandable”,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미국은 한국의 지역내 안정이 자국에도 도움이 된다는 대국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제 우리에게는 동북아시아의 외교무대에서 한국을 중심으로 균형외교를 펼쳐나가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한국은 한미동맹관계를 반드시 공고히 유지하여야 한다.
 중국이 혈맹이던 북한과의 관계를 떠나 한국과 급속한 친밀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도 양국의 이해타산 때문인 것이며, 한국이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미국이 또한 한국을 지원하는 것도 모두 자국의 이익에 기반한 것이다. 우리가 더 이상 과거 구한말 서러운 조선의 신세는 아니겠지만 주변국들과의 정세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한국의 위상과 국격이 높아진 대신 우리는 남북으로 대치된 상황에서 허리가 잘리어 주위에 힘 좀 써보려 해도 힘을 쓸 수가 없다. 더욱이 우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를 머리에 이고 있지 않은가? 어설프게 다른 누구에게 전적으로 의지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다.
 국제무대에서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친구는 없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잘 안다. 하지만 오랜 친구를 섭섭하게 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친구가 보여준 환대에 너무 취해 있어서는 안된다. 파티는 끝이 났다. 새로운 친구와 친해진 것은 좋은데 이로 인해서 오랜 친구가 더이상 속상하지 않도록 잘 다독거려야 한다.
 확신을 주고 오랜 친구에게 이익이 되는 시나리오를 그려주어야 한다.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성공적인 외교적 성과를 기대해 본다. 새로운 한중시대와 전통적인 한미동맹의 공고화라는 두 과제에 직면하여 정부는 절묘한 균형외교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외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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