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언제까지 가물에 콩 나듯 진행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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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언제까지 가물에 콩 나듯 진행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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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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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 이후 20번째 맞는 남북 이산가족 직접 상봉 행사가 20~26일까지 금강산에서 1·2차에 걸쳐 진행된다.
 1차 상봉은 20~22일 2박3일간 북한에 거주하는 이산가족 96명이 만나기를 요청한 한국 측 가족 393명이 만날 예정이고, 이어 24~26일까지의 2차 상봉에서는 남측 이산가족 90명이 상봉을 요청한 북한 가족 188명이 만남을 갖게 된다. 이 가족들은 단체 상봉 2차례, 개별 상봉 1차례, 작별 상봉과 공동 오·만찬 행사 등 6차례에 걸쳐 모두 12시간을 만나게 된다. 수십년을 기다려 겨우 12시간일 뿐이지만 그마저도 감지덕지다. 663대 1이라는 하늘의별 따기와 같은 경쟁을 뚫고 이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니 말이다.
 우리 측 상봉단 가운데는 37년간 제사 지낸 북한의 남편을 만나고, 기억조차 없는 아버지를 만나고, 65년 전 헤어질 때 ‘예쁜 꽃신을 사주겠다’고 약속한 딸을 만나는 가슴 저리고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어느 이산가족인들 이런 눈물나는 사연 한 두가지씩 갖지 않은 사람들이 있으랴. 그러나 이들이 평생을 소원하고 꿈에도 그리는 상봉 행사는 장마철 날씨만큼 변덕이 심한 한반도 정세 변화의 덫에 걸려 매번 차질을 빚어왔다.

 이번에도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로켓 발사를 시사하면서 이산가족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자칫 북한이 도발을 감행했다면 행사는 무산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이 북핵 공동성명을 채택한 데 대해 북한이 격하게 반발하며 꼬투리를 잡았더라도 행사 개최는 순조롭지 못했을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만남이 성사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현 정부 들어 두 번째고, 지난해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최근 7~8년 동안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단 세 차례(이번을 포함하면 네 차례)만 열렸을 뿐이다. 이렇게 가물에 콩 나듯 하는 상봉 행사는 이산가족들의 아픔만 배가시킬 뿐이다. 누차 지적했듯이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생존 이산가족은 6만6000여명으로 이들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자가 80%에 이른다고 한다. 이산가족들의 고령화로 매년 수천명이 세상을 뜨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이 19차례 이뤄졌지만, 만난 사람들은 1950여명에 불과하다. 신청자 13만명의 1.5%밖에 상봉이 이뤄지지 못했으니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라는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장의 말이 실감이 간다.
 보고싶은 가족을 지척에 두고도 60여년을 서로 만나지 못한 채 가슴에 응어리를 안고 세상을 뜨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남북 당국은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아무리 이념적 갈등과 반목이 심하고 한반도 정세가 불투명하다 하더라도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인도적 견지에서 반드시 근본적 해결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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