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혜, 호러의 계단을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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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호러의 계단을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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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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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설의 고향’서 처녀귀신역으로 첫 주연
 
여고생 연기자 박신혜(17·사진)에게는 아직 영화배우라는 타이틀보다는 탤런트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다. 연예계에 데뷔한 지 4년 가까이 된 그는 `천국의 계단’(2003), `귀엽거나 미치거나’(2005), `서울 1945’(2006), `천국의 나무’(2006) 등 여러 TV 드라마에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영화라고는 조승우ㆍ강혜정 주연의 `도마뱀’(2006)에 비중 없는 조연으로 한 번 출연했을 뿐이다. 그런 그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감독 김지환, 제작 윈텍필름)에서 단독 주연이나 다름없는 큰 배역을 꿰찼다.
 `전설의 고향’ 개봉을 닷새 앞둔 18일 오후 정동의 한 카페에서 파릇파릇한 5월의 나뭇잎 같은 박신혜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부담감이요?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어요. 언제까지나 부담감만 갖고 있으면 좋을 게 없잖아요.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전설의 고향’은 1970~80년대 인기리에 방영됐던 TV시리즈물에서 제목과 모티브를 따온 영화.
 “뻔한 것 아니냐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역시 산발을 하고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이나 구미호 같은 한국적 소재가 아닌가 싶어요. 저 역시도 세대가 세대인 만큼 1970~80년대 방영됐던 `전설의 고향’은 잘 모르지만 최근 리메이크돼 방영됐던 `구미호’를 보고 정말 무섭다고 느꼈거든요. 이번에 저희 영화를 보시면 한을 품고 죽은 처녀귀신의 무서움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요?”
 박신혜가 맡은 역은 동생 대신 물에 빠져 죽은 뒤 한을 품고 귀신이 돼 복수에 나서는 어린 소녀 소연이다.
 소연이 물에 빠져 죽는 장면을 찍으면서 박신혜는 거의실신 지경에 이를 만큼 고생을 했다.
 “촬영 시기는 지난해 5~6월이었는데, 물에 빠지는 장면을 주로 밤에 산 속에서 찍었기 때문에 정말 추웠어요. 오뉴월이라고 해도 두꺼운 점퍼를 입어야 할 만큼 추웠죠. 또 호수가 나오는 장면은 야외에서 찍었지만 익사하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찍는 장면은 광주의 한 실내수영장에서 찍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물에서 나온 뒤 거의 실신했어요. 물 속으로 아주 깊이까지 가라앉는 장면을 찍어야 했는데 코로 물이막 들어오고 입에 물고 있던 작은 산소통도 놓쳐버려 순간적으로 `이러다 죽는 거 아닐까’라는 공포감이 들면서 눈앞이 캄캄해지더라구요. 그 장면 찍고 나서 (공포심때문에) 한동안 물에 못들어갔어요.”
 “원래 공포물을 좋아하느냐”고 묻자 “최고로 무서운 장면에서는 눈귀 가리면서도 끝까지 다 볼 만큼 좋아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피가 튀기고 사지가 잘려나가는 `슬래셔 무비’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링’이나 `그루지’ 같은 심리스릴러적인 공포물을 좋아한다”고 부연한 뒤 “`전설의 고향’ 같은 한국적 공포물은 죽이더라도 아무런 이유 없이 죽이는 것이 아니라 죽일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고 마지막에는 뭔가 사람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겨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천국의 계단’이나 `천국의 나무’도 그렇고 첫 주연 영화인 `전설의 고향’까지 대부분 우울하고 심각한 역을 주로 맡는 것 같다고 했더니 “드라마 데뷔작인 `천국의 계단’에서 그런 역할을 맡다보니 이후로도 주로 그런 배역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면서 “다음에는 내 나이에 걸맞은 발랄할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피력했다.
 “(너무 심각한 역할만을 주로 맡아온) 저에게도 이제는 웃음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라며 10대 여고생다운 천진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박신혜에게서 한을 품은 처녀귀신의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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