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韓영화 매력은 스타일 아니라 진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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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韓영화 매력은 스타일 아니라 진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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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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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숨’ 기자회견
 
 “한국 영화의 중요한 매력은 스타일이 아니라 진실에 있습니다.”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숨(Breath)’이 19일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뒤 김기덕 감독<사진>과 주연배우 장전, 지아, 강인형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0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몰렸으며 한국 감독 중 유럽에서 지명도가 높은 김기덕 감독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질문의 주제는 영화 내용뿐 아니라 김기덕 감독의 연출 스타일, 한국의 스크린쿼터 등 변화하는 영화 환경 등 다양했다.
 `숨’은 사형 집행을 앞둔 죄수 장진(장전)과 남편의 외도로 실의에 빠진 여자 연(지아)의 사랑 이야기다.
 “사랑 얘기지만 사회성이 강한 것 같다”는 질문에 김기덕 감독은 “지금까지 14편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절반은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문제를 다뤘다고 생각한다”면서 “숨쉬기 힘들 만큼 어려운 사회적ㆍ개인적인 인간관계의 답답한 면들을 영화 `숨’을 통해 직ㆍ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답했다.
 `숨’의 공간적인 배경이 교도소인 것처럼 김기덕 영화에는 불교 사찰 등 일상적이지 않은 공간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그는 “영화 `숨’에서는 교도소라는 상상이 불가능한 공간을 미장센으로 꾸민 것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면서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들이) 영화적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는데, 지금까지도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말이 안 되는 것을 말이 되게 만들고 싶고 그래서 작위적이긴 하지만 이런 공간을 등장시킨다”고 대답했다.
 한국 영화의 매력에 대해서 그는 “진실의 추구”라고 표현했다.
 “한국 영화의 진실성 때문에 세계 영화인들이 흥분하고 기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뿐 아니라 한국의 능력 있는 감독들이 여러분에게 신선하고 즐거운 매력을 줄 것입니다.”
 그는 한국 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부산 국제영화제의덕으로 돌리기도 했다.
 “부산 영화제를 통해 다수의 한국영화가 국제적인 프로그래머와 바이어에게 소개됐습니다. 이를 통해 지명도가 높아졌죠. 그 안에서 저 같은 저예산 감독도 국제시장에 나와 해외 관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부산 영화제는 이런 노력을 10년 동안 해왔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숨’에서 장진과 연의 면회장면을 모니터로 지켜보는 보안과장으로 등장했다. 두 사람을 지켜보는 보안과장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그는 “어떤 사회든 사회를 조정하는 익명의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 이런 설정을 했다”면서 “남녀 주인공이 만나는 공간인 면회실은 `사회’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쿼터 축소 등 어려워진 한국 영화의 여건을 두고 김기덕 감독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스크린쿼터 문제는 한국 영화인들이 힘들게 싸워온 부분이고 최선을 다했지만 이를 막을 수 없었다”면서 “영화인들은 악화된 상황 때문에 더 치열한 싸움을 해야 되겠지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는 주연배우 장전뿐 아니라 지아, 강인형 그리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연의 남편 정 역의 하정우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전에 대해서는 “감동한 부분이 많다”면서 “그를 캐스팅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는데 내가 보내준 시나리오를 보고 스스로 분석한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왔을 때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 안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아를 가리켜 “지아 씨가 영화 안에서 죽음을 경험한 심정을 표현해낸 것은 어떤 여배우도 해보지 못한 연기의 영역일 것”이라고 평했고, 어린 죄수 역의 강인형을 두고는 “대사 없이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고 치켜세웠다. 하정우에 대해서는 “악역이지만 가장 섬세한 연기를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연출 제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유럽이나 미국에서 의뢰가 오지만 그쪽 정서를 갖고 있지 않아 고사했다”면서 “한국도 유럽도 다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이니 인간이 살면서 겪는 보편적인 고민을 담아낸다면 다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본이나 기획에 의한 영화는 내게는 맞지 않는다”면서 “왕자웨이 감독과 허우샤오셴 감독이 유럽 자본을 가지고 미국 배우 등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떤 점을 놓치고 있는지 공부해볼 생각”이라고도 했다.
 이날 김기덕 감독에게 질문이 몰리는 바람에 배우들에게는 질문의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장전은 영화 `숨’에 대해 “특수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특별한 사랑 얘기”라고 소개했고, 강인형은 장전과 연기한 경험에 대해 “연기하면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장전 씨가 표정 연기로 리드해줘 힘든 점이 없었다”고 답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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