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북부 가뭄, 강제급수조정까지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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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북부 가뭄, 강제급수조정까지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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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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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서북부 지역이 40여년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이미 이달 초부터 서산, 태안, 홍성 등 충남 8개 시·군은 자율적 급수조정이라는 형태로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하지만 물 사용량을 평소의 80% 수준으로줄인다는 물절약 목표가 채워진 곳이 없는 실정이어서 정부가 다음 달부터 이들 지역에 대해 강제급수조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27일 국토교통부가 개최한 급수조정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결정한 내용으로 중앙 정부 차원에서 강제급수조정 조치가 취해진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
 국토교통부가 광역상수도 밸브를 잠그는 강제급수조정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우선 11월 2~8일 1주일간 수압을 5% 낮춰 물공급량을 5% 줄인다. 이 상태에서 해당지역의 실태를 보고 물 절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시·군의 경우 9일부터 2차로 수압을 5% 더 낮추는 감압 조치를 한다. 단수는 아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강제급수조정이라는 수단까지 동원한 까닭은 저수량은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 물 사용량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태안군은 지난 3주간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을 1만 6500t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실제 사용량은 목표대비 124%에 달했고, 홍성군도 이 수치가 118%였으며 보령·서산·예산·당진 등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에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의 식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은 26일 현재 20%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대로라면 댐이 바닥을 드러내는 건 시간 문제라고 할 지경이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면 응급조치가 필요하고, 주민들의 불편이 크겠지만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르면 29일부터 금강 백제보와 보령댐을 잇는 도수로 공사에 들어간다. 길이 21㎞의 수로를 만들어 매일 11만5000t의 물을 보령댐에 공급하기 위한 작업이다. 최대한 앞당기면 내년 2월에는 공사가 마무리되고 이 지역 물부족 사태도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질 1등급인 보령호에 2등급인 백제보 물을 다량 공급했을 때 수질악화가 우려되는 것에 대해서는 백제보에 전처리시설을 만들고, 보령댐 상류에 자연식생 시설을 추가해 대처하기로 했다. 이 것으로 수질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리라고 바라긴 어렵겠지만 최소한의 역할은 해주었으면 한다. 응급조치이니만큼 미흡하더라도 수용해야 할 대목이 있다. 다만 서두르다가 더 큰 문제를 만드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에 가뭄이 닥친 원인은 엘니뇨로 인해 여름철 장마 때 비가 많이 오지 않은 탓이 크다. 거기에 올해는 태풍 마저 우리나라를 비켜가는 바람에 부족한물이 채워지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가뭄이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는 데 있다.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곳곳에서 가뭄, 홍수가 빈발하고 있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 전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상수관로가 낡아 우리나라에서 매년 땅속으로 새는 수돗물의 양은 팔당호를 2.6개 채울 수 있는 2.5억t에 달하는데 이걸 크게 줄일 방도가 있어야 한다. 또 물 스트레스 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물소비 습관이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국민적 자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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