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교사의 외침 “역사교육, 나라 지키기 위한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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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교사의 외침 “역사교육, 나라 지키기 위한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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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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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10월 12일 교육부가 국정화 방침을 발표하자, 야당 및 좌파 시민단체는 “국민통합을 빙자하여 획일화된 역사를 강요한다”며 반발에 나섰다. 사람들은 저마다 과거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무릇 ‘획일화’에 대한 반발은 어쩌면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역대 정부의 역사 편찬이 항상 ‘민족 또는 국가적 정통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던 것이 사실이고, 역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00% 좌편향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가’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교학사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가 일률적으로 대한민국 체제를 위협하는 내용들로 장식되어 있었기에, 각계 각층의 의견을 반영하여 국정화가 추진됐다. 시장 논리에 따르면, 검정체제 아래 교과서의 비율이 으레  좌우 반반이 될 법한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그 과정은 이렇다.
 2003년 민간 출판사가 집필진을 구성할 수 있는 검정 체제가 도입된 틈을 타 ‘북한식 민족적 정통성’을 주장하는 386 운동권이 출판 과정에 물밀듯 진입했다. 관료, 출판사 등과 카르텔을 형성한 이들은 집필 권력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기세는 어마어마했다.
 이들의 사관과 대적할 사관은 어디에도 없는 듯 보였으며, 그들 스스로 ‘도도한 역사의 흐름’이라고 자칭할 정도였다. 이념 시장을 장악한 이들의 상품 시장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 교과서 채택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이익금을 동일 과목 내에서 책별로 구분한다는 ‘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을 근거로 교과서 질을 개선하기 보다는 자습서나 참고서 등 부교재 제작과 판매 등의 경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담합을 금지시키는 이유는 경쟁을 촉진시켜 시장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공급자들 간 다양한 상품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늘리면 질은 좋아지고 가격은 낮아진다. 카르텔은 이러한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현 검정 체제의 역사 교과서는 시작부터 경쟁은 없었고, 시장 기능은 작동되지도 못했다.

 국정과 검정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민간이 자유재량으로 집필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 제8조(2002년 6월 25일 전문개정)는 “검정 신청은 저작자 또는 발행자가 하거나 저작자와 발행자가 공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중혁명사관’으로 단일화된 교과서가 물밀듯 쏟아져 나오니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겐 사실상 선택권이 없었던 셈이다.
 1948년 ‘건국’ 사실은 통째로 빠져 있는 반면, 대한민국을 ‘38선 이남 지역에서 정통성을 가진 유일한 합법 정부’라 기술하며, 헌법상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북한공산당이 합법 정부인 것처럼 가르칠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다.
 무슨 사관이라 말하기도 부끄러운 이들 거짓말의 장악력은 실로 놀라웠다. 야당 정치인들이 ‘친일-독재-극우 괴담’을 퍼뜨리자, 국정화 반대 시위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온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어떻게 단 한 줄도 기술되지 않은 교과서를 두고 학생들이 그러한 생각을 가질 수 있었을까? 역사가 교육이 아닌 정치적 세뇌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것 말고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교사로서 눈 뜨고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10월 22일 자유경제원에서 개최된 토론회에 참가한 이영훈 교수는 “한국사 국정화 논쟁의 본질은 자유사관과 민중사관의 대립”에 있기 때문에 “이제는 인간 개체의 자유와 독립 이념에 바탕을 둔 자유사관으로 현대사를 기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진작에 ‘자유’와 ‘독립’의 가치를 배웠더라면 ‘헬조선’이란 말이 이처럼 유행할 수 있었을까? ‘헬대한민국’이 아니라서 차라리 다행이라 봐야 하나. 확실한 것은 ‘자유’와 ‘독립’이 빠진 교육은 결코 ‘대한민국 만세’나 ‘그 어떤 성장’도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역사 교육이 나라 지키기 위한 수단을 넘어서야 하는 절체절명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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