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는 왕 가뭄-錦江엔 물이 찰랑찰랑
  • 김용언
충청도는 왕 가뭄-錦江엔 물이 찰랑찰랑
  • 김용언
  • 승인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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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전국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충청권이 심하다. 강수량으로는 40년 만의 최저다. 노인들이 “먹을 물을 걱정해보기는 처음”이라고 비명을 지를 정도다. 충남 예산의 예당저수지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충청권 식수원인 보령댐도 바닥이 보인다. 대형 태풍이 오지 않으면 내년 3월이면 완전히 마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보령댐에서 20여㎞ 떨어진 금강(錦江)에는 물이 넘친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보(洑)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목이 타는 충청도민들은 찰랑거리는 금강의 물이 그림 속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물을 끌어다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하지 않았으면 4대강에서 지류를 연결하는 관로(管路)가 연결돼 가뭄을 극복했을지도 모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대표적인 4대강 사업 반대파였다. 그는 2010년 첫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부터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그 돈을 교육과 복지에 쓰자고 주장했다. 친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상징과도 같은 4대강 사업을 정면 거부한 셈이다. 그랬던 안 지사가 결국 가뭄 끝에 금강 4대강 보의 물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중앙정부에 금강 백제보에서 보령댐 간 25㎞ 관로 건설을 요구한 데 이어 다시 금강 공주보에서 예당저수지 간 30㎞ 관로 건설을 요구했다.
  이런 안 지사에 대해 동아일보는 “진실은 궁해서야 드러나는 법”이라고 비꼬았다.

 동아일보 칼럼은 <저수지 바닥을 파고 또 파도 물이 나오지 않아 기우제밖에 지낼 수 없는 상황보다는 가뭄에도 어딘가 쓸 물이 남아 있는 상황이 백배 천배 희망적이다. 4대강 사업 비판론자들은 ‘끌어다 쓰지도 못할 물 있으면 뭐하느냐’고 비아냥거렸지만 막상 관로를 통해 끌어다 쓸 궁리를 하니 그런 비아냥거림이 무색해졌다. 다만 몇 달 내로 수십 ㎞에 이르는 긴 관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왜 지천과 지류 정비 작업은 빨리 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4대강 사업에도 벌써 어떤 기시감이 든다.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 포항종합제철 건설 때도 강력한 반대가 있었으나 후일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됐다.> 고 썼다.
 안 지사가 듣기에 매우 거북한 내용이다. 안 지시가 2010년 10월 기자회견에서 “4대강에서 대규모 보 건설과 준설을 반대한다”고 했으니 금강에 건설된 보(洑)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4대 강에 대한 입장이 바뀐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안 지사는 “극심한 가뭄 해소를 위해 이미 확보된 물 자원을 활용하자는 취지이지 4대강 사업에 대한 기본 입장이 바뀐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이 제대로 됐더라면 충남 서북부 주민들이 물 부족 사태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이 제대로 되기 전부터 4대강 사업을 극구 반대해 놓고 이제와서 “4대강 사업이 제대로 됐더라면”이라는 불만이다.
 이런 불만에 대해서도 안 지사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충남도의 가뭄 극복 노력을 4대강 사업에 대한 제 입장 변화로 해석하거나, 사업의 정당성 입증 자료로 거론하는 것은 쓸데없는 정쟁을 일으키는 일”이라며 “그 논쟁은 추후에 금강 모니터링 자료를 더 축적하고, 가뭄도 끝내고 나서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어 “가뭄 극복에 필요하다면 그 어떤 도움이라도 청할 것”이라며 “그러나 금강~보령댐 연결 공사는 4대강 사업과 거의 연관성이 없는 일이다. 보의 물이 아니라 금강 하구의 흐르는 물을 퍼오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보의 물이 아니라 금강 하구의 흐르는 물”이라는 그의 주장이 이색적이다. 그가 반대했던 보(洑)가 없었다면 ‘금강 하구의 흐르는 물’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동아일보 칼럼은 “사람이 살다 보면 앞에 닥칠 일을 못 내다보고 후회할 선택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래서 어리석은 인간이다. 고지식하게 끝까지 반대해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제에 맞닥뜨려서 과거의 판단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도 있다. 안희정 지사가 후자라야 더 큰 자리를 바라볼 수 있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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