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김만복’ 이 사는 방식은?
  • 김용언
‘인간 김만복’ 이 사는 방식은?
  • 김용언
  • 승인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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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김만복 전 국정원장. 그는 1974년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에 들어가 34년간 국정원에서 근무했다. 2006년에는 국정원이 창설된 이후 최초로 공채 출신 국정원장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서다.
 국정원 최초 공채 출신 국정원장 김만복은 그러나 여러 차례 돌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노 대통령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2007년 9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이 테러리스트에 피랍됐을 때, 현장에 ‘짠’하고 나타났다. 선글라스를 착용한 국정원 요원(일명 ‘선글라스맨’)을 대동한채. 그는 현장에서 기자회견까지 가졌다. 신분을 노출하면 안 되는 선글라스맨이 배석했다. 심각한 노출증(露出症)이다.
 그의 의도가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 기장군 주민 300여명을 국정원으로 초대했다. 국가안보 최고 책임자가 국회의원선거 출마를 위해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국정원 문을 연 것이다. 여기에 기장군 재향군인회, 민족통일기장군협의회, 기장여성협의회 등 관변단체가 동원됐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공개했다. 정보요원의 기본을 망각한 행태다.
 그는 2007년 노 대통령 방북에 동행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대선 전날 평양을 방문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명박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말을 했다. 북한에 남한 대선 정보를 흘린 것도 모자라 대선 직후 이를 대화록으로 만들어 언론에 유출했다가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사퇴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도 부산 기장에서 출마를 준비하다 고교 동문회 등에 보낸 화환이 논란거리가 되자 출마를 포기했다. 올 2월에는 자신이 총장 대리로 있던 한국골프대학의 실 소유주와 ‘총장대리’ 자리를 두고 고소·고발전을 벌였다.

 한 달 전에는 ‘노무현의 한반도 평화구상 - 10·4 남북정상선언’이라는 회고록을 내면서 언론 인터뷰에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 전화)이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시로 직접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발언이 문제가 되자 즉각 “핫라인이 있었지만, 직접 통화한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고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그는 이 때문에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했다.
 이 정도만으로도 그는 임명권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빠’들을 부끄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개그콘서트에도 등장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기행과 코미디 행각은 클라이막스를 남겨뒀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이면서도 새누리당에 팩스를 보내 슬그머니 ‘입당’(入黨)한 것이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국정원장이라는 자리를 맡았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에 충분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사람의 무엇을 보고 국정원장을 시켰을까라는 의문도 나온다.
 김 전 원장은 지난 8월 자신의 거주지인 서울 광진을 지역 새누리당 당협위원회에 팩스를 보내 입당했고, 최근 부산 기장군에 사무실을 열고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의 ‘몰래’ 입당은 새누리당도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야 밝혀졌다. 국정원 출신답다. 정당에는 입당원서를 내면 자동적으로 당원이 된다.
 더 웃기는 것은 그가 ‘새누리당 당원’이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선거운동을 했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 입당 후인 9월 14일 새정련 부산광역시의원 후보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정영주 후보 지지발언까지 했다. 새누리당 입당원서를 제출한지 2주일이나 지난 시점이다. 김 전 원장은 팩스 입당 후 새누리당에 당비도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통수를 맞은 부산 해운대·기장을 의원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6일 성명을 내고 “김 전 원장의 입당 과정도 코미디지만, 입당 후 새누리당 당원 자격을 가지고 당을 기만한 해당 행위가 있었다면 그건 더 큰 문제”라며 “새누리당 해운대·기장(을) 당원협의회 차원에서 직권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새정련 해운대·기장을 지역위원회도 ‘새누리당 당원 김만복 사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원장이 당적을 숨기고 10·28 재보선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행보를 했다”며 “비신사적, 비윤리적인 구태 정치 행각을 시인하고 당과 후보자, 유권자에게 백배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 김만복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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