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TK 얼씬대지 말고 수도권으로 오라
  • 김용언
親朴, TK 얼씬대지 말고 수도권으로 오라
  • 김용언
  • 승인 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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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안대희·김문수·윤상직 야당과 정면 승부 벌여야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국민 위해 진실한 사람만 선택받게 해주시길 부탁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0일 청와대 국무회의 발언이다. 일종의 ‘국민심판론’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제대로 된 정치인을 뽑아달라는, 어찌 보면 선거개입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발언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국민 여러분은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주셔야 한다”며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덧붙여 말했다. 국회가 정부에서 제출한 경제-민생 법안을 깔아뭉개는 사태를 개탄하면서 그런 정치인들을 ‘심판’해달라는 요청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이것(경제법안들)을 방치해서 자동 폐기된다면 국민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일 민생을 외치고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모든 민생법안들이 묶여 있는 것은 국민과 민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노동개혁, 경제활성화 법안 등이 국회에서 낮잠 자는 데 대한 강한 분노가 읽힌다.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한다”는 발언은 사실상 대 국회 선전포고다. 지난 6월 ‘배신의 정치, 국민심판’으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걷어낸 데 이은 제2탄이다.
 박 대통령이 ‘국민심판’을 거론한 가운데 박 대통령과 가까운 청와대 전·현직 참모와 각료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고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박 대통령의 ‘국민심판’ 발언과 묘하게 맞물려 그 국민심판 대상에 새누리당 의원들도 포함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하다. 비록 야당의 방해로 민생-경제법안들이 방치되고 있지만 ‘불임국회’를 풀지 못한 새누리당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박 대통령을 적극 뒷받침해야 할 ‘TK’(대구·경북)가 물갈이의 주 대상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까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냈거나 곧 사표를 낼 공직자는 대부분 ‘친박’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TK’다. 박 대통령의 위력을 믿고 현역의원들과 한판 붙겠다는 것이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8일 사퇴 기자회견으로 봇물이 터졌다. 정 장관의 사퇴가 청와대와 아무런 교감 없이 이뤄졌다고 보는 시각은 없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구 달성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윤두현 전 홍보수석은 대구 서구,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북구갑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경북 경산이 고향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대구 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출마 공직자 사퇴 시한인 내년 1월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얼마나 더 많은 ‘친박’이 공직을 떠날지 알 수 없다.
 문제는 박 대통령 측근들이 대부분 박 대통령의 후광(後光)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TK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여당 공천만 받으면 ‘말뚝을 박아도 당선’된다는 이점을 노린 것이다. 물론 고향이 그쪽이니 TK에 출마하는 게 당연하다고 우기겠지만 제3자의 눈에는 호가호위’(狐假虎威)로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현역의원을 물갈이한다면 내년 집권 4년차의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기 위해서라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측근들이 TK에 무더기로 출마해 국회에 들어온다 해도 그 동력(動力)은 크지 않을 것이다. 정종섭 장관 등 측근들이 진정한 박 대통령 측근이라면 대구, 강남 아닌 수도권에 출마해 심판받는 게 정도아닐까? 박 대통령의 국민 지지율이 50%에 가깝다는 것은 든든한 무기다.
 박 대통령 최측근 가운데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서울 강남의 서초갑에 출마한다는 것도 그렇다. TK와 함께 서울 강남은 새누리당의 안방이다. 대통령을 대신할 인물이 안전한 서울 강남에서 출마하는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 아니다. 이와 함께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 역시 고향인 부산을 기웃거리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대구로 하방(下方)한 것 역시 떳떳하지 않다. 야당 중진과 수도권에서 진검(眞劍)승부를 겨루는 게 진정으로 박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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