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피터슨 교수의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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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피터슨 교수의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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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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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옥 위덕대 성인학습지원처장
[경북도민일보] 그의 이름은 마크 피터슨(Mark A. Peterson). 1946년생이니까 한국 나이로 70세. 1965년 미국 유타에 있는 브리검영 대학교(BYU)에 다니던 학생이었던 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가 1965년, 그러니까 올해로 50년째가 된단다.
 그는 50년간 120여회를 한국 방문을 하였다 한다. 매년 2~3회 이런저런 일로 한국을 찾은 셈이다. 그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그는 이른바 친한파 미국인학자이다. 영문 이름 피터슨과 발음이 비슷한 ‘배도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본관을 물으면 “나주 배가입니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는 한국의 역사를 전공했다. 1987년 하버드대학교에서 논문 ‘조선 중기 입양제와 상속제의 변화로’ 동아시아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0년 후 이 논문을 일조각에서 ‘유교사회의 창출’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하였으며 해외한국학 학자에게 수여하는 영광스러운 연암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지금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 대학교의 아시아학부(Department of Asian and Near East Languages) 에서 한국역사, 한국문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금부터 15년 전이었다. 브리검영 대학교의 한국학 전공 학부 학생들 30여 명을 인솔하여 양동마을에서 체험수업을 하고 있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벽안의 학자를 만나 한국의 상속제도과 족보에 대한 얘기를 함께 나누었던 신선한 기억을 잊지 못한다.
 그 해 그는 우리 대학교에서 브리검영대의 학생들과 우리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어로 특강을 했다. 그 당시 경주를 13번째 방문하였다는 그의 말을 듣고 경주시에 건의하며 감사장을 수여하게 하고, 여기저기 방송국에 제보하여 그의 한국 수업장면은 TV로 방송되기도 했다.
 한국방문 수십 년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기뻐하던 그는 내게 나이를 묻더니, ‘10살 차이면 친구하면 되겠네.’했다. 나는 그 후 그와 친구가 됐다. 매년 한국 방문을 할 때면 서로 연락하여 만나고 학문적인 얘기도 나누고 가족들과도 함께 만나 식사를 했다.
 그의 일정이 바쁠 때면 그는 그들의 일정에 함께하기를 제안했다. 미국인들과 동행하기도 하면서 그가 설명하는 한국의 이곳저곳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흥미롭게 들을 기회도 있었고 함께 식사하면서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통역하는 그의 한국사 강의에 적극적인 토론자로 참여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10여 년 전부터는 그의 방한 목적이 바뀌었다. 학생들의 체험현장수업으로 한국에 머물렀던 예전과는 달리 미국의 역사교과서를 출판하는 출판사의 임직원이나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들을 데리고 한국 투어를 하는 것이었다. 국제교류재단 혹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과 미국 교육부의 지원을 반반으로 받아 신청자들을 모아 인솔해 한국을 경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교과서의 아시아편에는 한국은 아예 없거나 한 줄 있을 뿐인 교과서가 반이 넘어요. 그 한 줄이 무엇인지 아세요? 북한의 김일성에 대한 언급이예요. 우연한 기회에 미국 역사교과서 속의 한국 실상에 대해 알게 되고, 내가 아는 한국과 너무나 다른 서술에 화가 났지요. 한국의 국제교류재단에 이 실상을 알려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어요.”
 “한국 사람들은 외국 교과서에서 한국 역사에 대한 왜곡을 바로 잡고자하는데 힘쓰고 있어요. 예를 들면 독도문제와 같은 영토문제나 동해의 표기문제 같은.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교과서에서 한국에 대한 서술부분을 양적으로 늘려야하는 것이에요. 아시아에는 중국과 일본과 인도 정도밖에는 없다는 식의 미국의 역사교과서가 현재 30여개가 넘거든요. 그런 교과서에 한국의 존재를, 그것도 오래되고 평화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눈부신 경제발전을 일구어낸 한국에 대한 언급을 많이 늘리는 것이 시급하죠. 그런 후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 잡아도 늦지 않아요.”
 그가 최근 우리 대학과 포항시청에서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한국의 역사에 대한 역사학자로서의 탁견은 들을 때마다 감동 그 자체였다. 주제는 한마디로 “한국인이여, 한국의 역사에 지극한 긍지를 가져라!”였다. 그의 특강은 최근 정쟁으로까지 불거진 우리의 역사교과서 논쟁을 한없이 부끄럽게 했다. 타자의 시선으로 본 우리 역사는 더할 수 없이 자랑스러운 것인데, 우린 왜 이렇게 이전투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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