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웰링턴이란 사람이 `기술’을 이렇게 정의했다. “손재주 없는 사람이 2달러를 내어서 겨우 해내는 일을 1달러로 깨끗하게 처리하는 방법.” 문외한도 단박에 알아들을 수 있는 풀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산과 경영 어느쪽이든 세계의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곁눈질하는 게 도요타의 `성공 기술’이 아닌가.
도요타와 분야는 다르지만 삼성전자는 구미시에게 대들보같은 존재다. 지난해 구미사업장이 올린 휴대전화 매출액은 19조원이다. 구미공단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된다. 종업원 9천여명이 연간 8천만대를 생산한 결과다. 이것만으로도 삼성전자가 구미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도요타에 비교하는 이유는 설명된다.
이런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휴대전화공장을 짓기로했다. 당연히 구미시가 발칵 뒤집힐 소식이다. 게다가 연초 계획에도 없던 베트남어 사원 교육을 4월에 시작한데다 더 확대할 방침이란다. 삼성측은 “저가폰 공장일뿐” “외국어 실력 향상 차원”이라며 납득시키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LG필립스LCD의 파주 이전을 겪어본 구미시민은 `자라에 놀란 가슴’이다.
사태의 근본 원인은 원천기술이다. 미국 퀄컴사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 로열티로 해마다 5억달러가 넘는 돈을 챙겨간다. 휴대전화의 핵심부품 또한 상당 부분이 외제품이다. 베트남의 값싼 품삯으로 지출을 메우겠다는 생각이라는 분석이 생뚱맞지 않다. 저가폰일망정 삼성전자의 이탈은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구미시 문제만은 아니다. 대구·경북지역 전체에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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