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불안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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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불안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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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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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경북도민일보] 얼마 전에 인기 개그맨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불안심리를 이기지 못하고 방송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남을 웃기고 즐거움을 선사하던 사람이 정작 자신의 불안은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은 뉴스가 될 만했다. 인기 연예인들 중에는 인기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압박감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몇 년 전에는 국내 일류대학의 유명한 교수가 자살을 한 일이 있었다. 연구실적에 대한 중압감 때문이라고 했다. 얼마 전에는 대기업의 40대 젊은 임원이 자살한 일도 있었다.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하고 탁월한 업무 실적을 쌓았지만 국제적인 기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자 그만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경우였다. 그들이 겪었을 불안의 깊이는 알 수 없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불안은 뚜렷한 원인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도 있다. 막연하게 찾아오는 불안, 그래서 일상의 생활이 흔들리고 그것이 신체로 옮아가서 다양한 증상들을 일으킨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거나 손발이 떨리거나 몸이 굳어버리기도 한다.
 불안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불안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심리작용이다. 불안이 없었다면 인류는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맹수의 먹이가 되었든지 아니면 자연재해로 인해 종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적당하고 정상적인 불안은 목숨을 유지하고 인간의 삶을 성장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런 것은 인간이 지닌 원초적인 불안이다. 그러나 지나친 불안이나 쓸데없는 불안, 흔히 말하는 병리적 불안은 행복을 앗아가고 삶을 위협하는 심리현상들이다.
 병리적 불안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충격적인 일을 당한 후에 생기는 외상후 스트레스라는 장애도 있고, 어릴 때의 사소한 충격이 한 평생 자신을 괴롭히는 불안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불안의 원인에는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일어나는 불안도 있다. 남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보는데서 오는 불안이다. 그것은 조금만 노력하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불안이기도 하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할 때 보면 항상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을 하거나, 말을 하고 나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나 표정을 살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사람들이다. 적당하게 타인을 의식하고 사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불안한 감정을 불러오게 된다.
 건강하게 살려면 남의 눈치를 덜 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방귀를 뀌어보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된다. 그리고 태연하게 있어보면 별 일이 없이 지나간다. 더러는 눈치를 받더라도 아무 일도 없는 듯이 견디어보는 것도 좋다.
 또는 음식점에 가서 큰소리로 도우미를 불러 보는 것도 훈련이 된다. 눈이 마주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아주머니, 이모’하고 불러보라.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눈치도 보이고 남이 어떻게 볼까 두렵기도 하지만 해보면 별 것이 아니다.
 등산을 할 때도 꼭대기에 오르면 옆에 누가 있건 말건 큰 소리로 ‘야호’하고 외쳐보라. 처음하는 사람들은 그것도 쉽지는 않다. 사람들이 많으면 하기가 더욱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될 것이 없다. 누가 왜 큰 소리를 치느냐고 따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보는 것이다.
 남을 많이 의식하는 사람들은 옷차림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이것저것 입어보고 신어보고 그래도 마음에 안 들면 멀쩡한 것을 두고 새것을 사곤 한다. 우리 속담에 ‘남의 이야기는 3일’이란 말이 있다. 자기 일이 아니면 쉽게 흘러 보낸다는 뜻이다. 남의 일에 오랫동안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들은 없다.
 인기 연예인들의 불안도 팬들의 눈치를 보는데서 오는 것이 많을 것이다. 눈치를 보면 오히려 연기는 어색해진다. 인기가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내 하고 싶은 대로 연기를 하는 것이 좋다. 그게 더 자연스럽고 더 많이 웃길 수도 있다. 눈치를 봐서 생긴 불안이라면 약간의 용기와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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