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청이 요즘 뒤숭숭하다고 한다. 조직개편과 함께 인사 이동이 맞물린 탓이다.단순한 자리바꿈도 관심거리이지만 승진 인사에는 더욱 눈길이 쏠리게 마련이다. 지금 포항시는 무더기 승진을 앞두고 있다. 서기관 1자리, 사무관이 8자리나 된다. 유례(類例) 없는 대규모 승진인사가 예고돼 있으니 고질(痼疾)이 도지기 십상이다.
인사철 고질이라면 줄서기, 편가르기, 청탁 따위 일 것이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일찍부터 “인사청탁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아온 터다.그러나 이 서릿발같은 엄포도 말발이 서질 않는 모양이다. 5·31지방 선거때 박 시장 당선을 도와준 누군가에게서 ` 동아줄’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는 소문이 짜하다는 이야기다.
5·31 지방 선거가 끝나자 마자 박승호 진영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겠다고 공개 선언했었다.당선자가 공정한 인사를 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이제와서 `실세’를 찾아다니면서 줄대기를 하다니…. 그 `실세’가 이들을 맞아들이는지, 아니면 문전 축객(逐客)을 하는지 궁금하다.
`인사 청탁=불이익’은 공무원 사회에선 그저 `해보는 소리’정도의 약발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면 박 시장의 `서릿발’이 본때를 보일 것인가. 인사권자의 속내가 자못 궁금해진다.유주지탄(遺珠之歎)이라고 했다. 훌륭한 인재를 발탁하지 못하고 뒤늦게 내뱉는 한탄이다.이 옛말이 박 시장에겐 해당되지 않기를 바란다. 인재 발탁의 기준은 능력, 창의성, 도덕성…이런 것들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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