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각 복면 금지 60%·복면 허용 32%
  • 김용언
국민 생각 복면 금지 60%·복면 허용 32%
  • 김용언
  • 승인 201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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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목적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 독감 바이러스를 남에게 전파하지 않기 위한 배려일 수 있고, 황사를 막기 위한 자구조치로 코와 입을 가릴 때 마스크를 쓰는 게 도움이 된다. 젊은 여성이 성형수술을 하고 멍든 얼굴을 가리기 위해 쓰기도 한다. 그런 이유가 아닌 마스크 착용은 선량한 의도로 보기 어렵다.
 복면은 마스크와 다르다. 마스크가 특정 부위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라면 복면은 정체를 감추기 위한 변장이다. 절도범과 강도가 야밤에 남의 집을 침입하거나, 골목에서 행인을 협박할 때 으레 얼굴에 여자스타킹이나 눈만 나오는 털모자를 뒤집어쓴다. 또 ‘익명’으로 테러를 자행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복면을 쓴다. 세계를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이슬람 국가(IS)가 대표적이다. 그들이 인질을 처형할 때 눈만 빠꼼히 나온 황갈색 복면을 쓰고 반월도(半月刀)를 휘두르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다. 알카에다와 탈레반 테러리스트 또한 마찬가지다.
 테러리스트들이나 쓰고 나옴직한 ‘복면’이 서울 한복판에 등장한 건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 하이라이트가 지난 11월 14일 광화문에서 청와대로 진격하자며 폭력 사태를 빚은 ‘민중총궐기’ 불법 폭력집회다. 복면뿐만 아니라 손에 새총과 쇠파이프, 쇠사다리를 들고 아들과 형제 같은 전·의경들을 공격하는 모습은 난동 수준이다.
 그 난동을 주도한 세력이 지난 2일 부산에서 다시 집회를 가졌다. TV조선은 이날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시위 중 복면금지법’에 반발해 부산에서 민노총 조합원 700여명이 복면을 쓰고 집회를 열었다”며 “복면이나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조합원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노동개악 중단’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조합원들은 민노총 지침에 따라 모두 복면을 쓰고 집회에 참가했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은 폭행·폭력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 또는 시위에서 신원확인을 어렵게 할 목적으로 복면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복면금지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중총궐기 집회서 시위대가 복면을 뒤집어 쓴 채 경찰을 공격한 것 같은 불법폭력을 막자는 취지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0%가 ‘복면금지법’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32%다. ‘모르겠다’가 8%다. 그런데도 야당은 복면금지법을 조롱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1일 ‘복면금지법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아예 얼굴에 복면을 쓰고 나타났다. 폭력시위대의 복면을 퍼포먼스로 접근한 그녀의 모습이 안타깝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은 ‘복면금지법’을 ‘복면가왕금지법’이라고 희화화했다. MBC가 기획한 인기가요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을 살벌한 폭력집단의 복면과 일치시킨 셈이다. 그녀는 “겨울이 되면 스키장에서도 스키마스크를 쓰고 메르스나 독감이 퍼지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쓴다. 복면을 금지한다는 것이 무슨 희귀한 주장인가”라는 주장까지 폈다. 유 최고위원은 지난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고 노래를 불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장본인이다.
 복면 착용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알앤서치 김미현 소장은 “국민들은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복면의 영향 때문으로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복면 괴한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흉기를 휘두르고 위해를 가한다. 야당도 ‘복면’으로부터 어느 날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난주말 서울 일대에서 열린 제2차 총궐기대회는 평화스럽게 끝났다. 다행이다. 그러나 참석자들이 모두 얼굴에 복면을 썼다. 복면금지법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라지만 뭔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음험함이 엿보인다. 길거리로 뛰쳐나오는 용기가 있으면 얼굴도 당당하게 드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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