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투자풀’ 서민 주거안정에 도움돼야
  • 연합뉴스
‘전세보증금 투자풀’ 서민 주거안정에 도움돼야
  • 연합뉴스
  • 승인 2016.0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경제부처들이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새해 업무보고에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여러 대책이 포함됐다. 그 가운데 ‘전세보증금 투자풀’ 조성 방안이 눈길을 끈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세입자들이 돌려받게 되는 전세보증금으로 투자풀을 조성해 뉴스테이 사업, 도시·주택 기반시설, 채권, 펀드 등 다양한 하위 투자펀드에 자금을 배분함으로써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돈을 맡긴 세입자들에게 수익금으로 배당금을 주기적으로 지급하고, 위탁받은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저리의 월세 자금을 빌려줄 예정이라고 한다.
 저금리 추세와 집값 안정 등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전세가 빠른 속도로 월세로 전환되면서 세입자들은 적게는 월 수십만 원씩, 많게는 100만원 이상 월세를 내게 돼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금을 제외한 정기예금 실질금리는 1% 남짓에 불과하고 달리 돈을 굴릴 데도 없어 돌려받은 전세보증금은 큰 도움이 안 된다. 이로 인한 서민층의 소비 여력 감소가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주된 요인이 되는 상황에서 ‘전세보증금 투자풀’은 정부의 계획대로만 운용된다면 시기적절하고 유효한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풀에 자금을 투입해 연간 4~5%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배당금만으로도 월세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어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금융시장 상황을 보면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원리금 보장을강화하기 위해 국채와 우량 회사채에 주로 투자한다고 하는데, 이런 투자상품은 안정적인 대신 수익률이 낮다. 또 뉴스테이 사업이나 기반시설 조성 사업도 투자처로 거론됐지만, 이런 공공사업에서 높은 수익이 난다면 그 또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수익에 따라 배당을 하는 펀드의 성격상 원금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원금의 손실이 없도록 다중적인 보호장치를 도입하는 한편 각종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방안도 강구될 예정이다.
 그러나 원금보장이나 손실의 만회, 또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결국 세금이 쓰이게 된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직접 세입자들을 지원하는 편이 낫지 않느냐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요컨대 안정적으로 유효한 수익을 올릴 방안을 찾는 것이 투자풀 성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당국자들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며 민간 투자 업계의 유능한 인재들과도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상자 기준도 잘 정해 ‘엉뚱한’ 사람들의 재태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일이 없어야겠다. 아울러 전세보증금 정도의 목돈이 없는 청년, 빈곤층의 주거 안정이나 딱히 수입이 없고 재산도 현재 보유한 주택이 전부인 은퇴 고령자들을 위한 주택연금의 확대 강화 방안도 절실히 필요하다.
 이번 업무보고 가운데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부지의 추가 확보,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사업의 확대 방안과 가계부채 구조 개선 및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한 ‘주택연금 3종 세트’도 포함돼 있다. 이런 계획들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은 물론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이 없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주거의 안정이야말로 최우선 순위의 민생대책이 돼야 한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