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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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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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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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이 노출되어도 캐지 않는 나라” “북방 연해는 금의 고지”-구한말 루벤초프라는 외국인의 탐험기에 나오는 표현이다.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나라안 곳곳의 광산들은 열강의 손아귀로 넘어가기 시작했고 `노다지’란 말이 생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금광에서 외국으로 실려나가는 상자에 쓴 `NO TOUCH’가 우리말로 바뀌는 과정에서 `노다지’가 됐다는 것이다.
 옛날 엿장수로 생각이 바뀌면 생뚱맞다 싶은 정경이 떠오른다. 엿목판을 실은 수레는 갖가지 고물창고이기도 했던 탓이다. 엿장수의 철거덕거리는 가위춤 소리가 들리면 꼬마들은 기다렸다는듯 총알처럼 뛰어나가곤 했다.작은 손에 들린 고물 가운데 엿장수가 가장 반긴 것이 고철이었던 것 같다.
 조선업이 처음 시작되던 무렵의 비화를 털어놓은 정주영씨의 이야기를 얼마전 읽은 생각이 난다. 견습공들이 잘못 자른 철판을 들킬세라 몰래 내다버리자 조선소 벼랑 밑은 항상 엿장수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 돼버렸다던가 하는 회고담이었다.“견습공 녀석들 배고팠을 텐데 엿이라도 바꿔먹던지 할 일이지….” 정씨가 이와 비슷한 말을 한 것 같다. 그런 고철이 지금은 금덩어리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 것같다. 문 열어 놓고 사는 농촌마을에서는  부엌 밥그릇까지 차를 대고 털어간다니 하는 소리다.
 철강공단 철강 업체들이 고철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포항시도 다음달부터 범시민 운동에 나선다.500곘모으기가 1차 목표다.고철값이 `금값’이 돼버린 세상이니 어쩔 수 없다.지난 1월말 1곘에  26만5천원이던 것이 1분기말에는 32만5천원까지 껑충 치솟았다는 이야기다.2004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었다. 중국이 불을 지핀 원자재 파동으로 고철값이 치솟은 탓이었다.
 고철값 앙등은 연쇄작용을 일으킨다. 가격 상승이 로켓현상을 일으키면 그 마지막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시민들이 협조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젠 일과성으로 그칠 일도 아니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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