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0만 개성 주민 불만 어쩔건가”
  • 한동윤
“김정은 20만 개성 주민 불만 어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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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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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북한과 김정은이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위성으로 위장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도 우리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할 것으로 봤을지 모른다.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한 4차 핵실험에도 우리 정부가 취한 조치라고는 겨우 중단했던 ‘대북확성기방송’ 재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과 김정은이 박근혜 대통령을 잘못 봤다. 박 대통령은 극한의 ‘인내’와 ‘절제’에 익숙하다. 웬만해선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끝까지 참다 결정적인 순간 그 분노는 결정적인 모습으로 폭발한다. 박 대통령의 개성공단 가동중단도 이에 해당된다. 머리 나쁜 김정은이 인내심의 박 대통령에게 호되게 당하게 됐다.
 개성공단은 매년 1억달러의 현금이 들어오는 김정은의 ‘돈줄’이다. 김정은의 ‘통치자금’이다. 현재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는 5만4000여명이다. 개성시와 주변 지역에 이들을 실어나르는 통근버스 287대가 매일 운행 중이다. 근로자 1명 당 월평균 160달러의 임금이 지급된다. 여기에 사회보험료·수당 등이 더해진다. 돈은 100% 미국 달러화로 지급된다. 북한 중앙특구개발총국을 통해 김정은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간다. 근로자들은 겨우 임금의 10~20% 정도만 북한 돈 또는 구매 상품권을 받는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들어오는 달러를 핵과 미사일 개발에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유입된 돈은 총 6160억원”이라며 “이 자금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였다는 우려가 있었고, 그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가동 중단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6160억원은 북한의 전체 핵·미사일 개발 비용(약 32억달러)의 5분의 1가량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어마 어마한 달러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흘러 들어간 것이다.

 개성공단 폐쇄는 김정은 통치자금에만 타격을 주는 게 아니다. 공단 폐쇄로 김정은은 20만 개성 주민들의 불만에 직면하게 됐다. 개성공단 근로자 1인당 4명의 가족을 부양해왔기 때문에 20만 개성 주민이 그 생명줄을 잃게 된 때문이다. 개성 주민들의 불만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달러만 놓친 게 아니다. 공단 폐쇄로 전기·수도 공급까지 끊기게 된다. 현재 개성공단에 공급되는 전력(시설용량 10만㎾)은 전량 남측에서 만들어 송전(送電)된다. 개성 주민 상당수가 공단에서 쓰고 남은 전기를 끌어다 쓴다. 전력 사정이 60년 대 수준인 북한내에서는 최고 품질의 전기를 개성 주민들이 마음껏 쓰고 있는 데 이 혜택이 순식간에 사라지게 됐다.
 전기만이 아니다. 개성 시내 대부분 지역은 공단에 설치된 정수시설을 통해 하루 3만여t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개성 주민들이 남한 주민들이 음용하는 깨끗한 물을 매일 공급받아온 것이다. 만약 전기와 수도가 끊기면 공단 근로자는 말할 것도 없고 20만 개성 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김정은은 개성을 특별관리지역으로라도 선포해야 할지 모른다. 김성한 고대 교수는 “핵·미사일 때문에 공단이 폐쇄됐다는 것을 알게 된 개성 주민들이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이 2013년 개성공단을 잠정 폐쇄했을 때, 그리고 우리 측 인원이 모두 철수한 뒤에도 공단 내 전기는 완전히 끊지 않았고 단수 조치만 했었다.
 개성공단 폐쇄 후 북한이 공단에 남겨진 기계·설비 등을 몰수해 독자 생산을 시도하겠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쪽에서 공급하는 전기와 수도가 끊길 경우 공장 가동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북한이 독자 전력을 공급해도 설비 가동 등에서 기술 문제로 정상적 생산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에 한 진보언론은 “한반도의 평화 ‘안전핀’ 뽑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마치 우리가 공단 폐쇄로 평화를 무너뜨린다는 식이다. 그러나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평화를 파괴했다. 개성공단 가동중단은 그에 따른 방어조치일 뿐이다. 결론은 철부지 김정은이 박 대통령을 잘못 봤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는 이제 ‘북한 궤멸’이라는 도정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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