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가 ‘항장의 칼춤’이라면 북핵은 중국에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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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항장의 칼춤’이라면 북핵은 중국에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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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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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에 대한 중국의 반대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초한 시대 천하의 패권을 다퉜던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의 홍문연(鴻門宴) 고사를 인용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직설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초나라 항우는 한나라 유방을 초청해 홍문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말이 잔치지 항우의 책사 범증(范增)이 유방을 죽이기 위해 꾸민 음모의 자리였다. 여기서 항우는 미국, 유방은 중국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왕이 부장은 항우의 부하인 항장(項莊)이 칼춤을 춘 의도는 유방을 죽이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그 동맹인 한국이 사드를 도입하려는 의도가 중국을 해치기 위한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외교 수장이 공격용이 아닌 미사일 방어용 요격체계인 사드를 암살용 칼춤으로 비유한 것은 표현이 지나치다. 더구나 한국을 항우의 책사인 범증의 부하 항장에 비유한 것은 외교적 결례가 아닐 수 없다.
 비유도 적절하지 않다. 유방을 죽이기 위한 항장의 칼춤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실패로 귀결된 고사를 인용하며 중국이 사드 배치를 걱정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오히려 기회를 놓친 것은 초나라의 항우였다. 한나라는 멸망한 것이 아니라 천하의 패권을 차지했다. 유방이 항우의 암살 위협에서 목숨을 건지고 중원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항우의 숙부 항백에게 재물을 주며 미리 관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이 김정은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묵인하고 교역이라는 수단으로 원조물자를 안겨주며 북한을 자국의 방패막이로 삼겠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삼국사기는 신라가 민족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렸다. 당시 신라와 당나라 연합은 동상이몽 격의 연합이었다. 당나라가 출병한 것은 한반도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속셈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의 김유신 열전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개는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다리를 밟으면 무는 법입니다. 어찌 우리가 국난을 당하여 자구의 계책을 세우지 않겠습니까?”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후 당나라가 신라를 치려고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열린 어전회의에서 김유신이 발언한 내용이다. 배수진을 친 김유신의 결전 의지에 꺾여 결국 당나라 대장군소정방(蘇定方)은 회군할 수밖에 없었다.
 미물도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 자기방어의 결의를 다지는 법인데 5천만명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 정부로서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력을 뿌리치고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는 날 한국의 생존과 국민의 안위는 백척간두의 위기를 맞게 된다.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감싸고 돌며 한국은 뒷짐만 지고 있으라 한다면 가만히 앉아서 죽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이 진정 ‘북핵 3원칙’을 고수하겠다면 제1원칙인 한반도 비핵화를 이행해야 한다. 제1원칙의 준수 없이는 제2원칙인 한반도 안정과 평화는 물론 제3원칙인 대화나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은 바랄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라는 낡은 인식을 버리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북한 핵무기를 없애는 데 앞장서기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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