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달러’ 김정은에 들어간 증거 대라고?
  • 한동윤
‘개성 달러’ 김정은에 들어간 증거 대라고?
  • 한동윤
  • 승인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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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도 개성 달러 노동당 입금 확인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사사건건 시비다.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에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하자 “전쟁하자는 것이냐”고 흥분하고, 개성공단을 통한 달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였다고 하자 “증거를 대라”고 아우성이다. 개성공단 달러가 살상무기에 쓰이지 않았다면 북한이 무슨 돈으로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말인가?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이 입는 타격은 매년 1억 달러 가량의 달러 수입이 끊긴 것이다. 이 같은 달러 유입 중단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우리가 국제사회에 강력한 대북 제재를 촉구하면서 김정은 주머니에 달러가 들어가는 개성공단을 가동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따라서 야당이 개성공단 폐쇄에 시비를 걸고 “개성공단 달러가 김정은 주머니에 들어간다는 증거를 대라”고 종주먹을 들이댈 일이 아니다.
 개성공단 폐쇄는 북한에 치명적인 ‘神의 한 手’가 될 수 있다. ‘개성’만 바라보고 생존해온 5만명 이상의 근로자와 20만명이 넘는 개성 주민에게는 공단 폐쇄는 절망이자 지옥이다. 달콤한 초코파이는 머나 먼 추억이고 공단 덕분에 충족하게 쓰던 전기와 수도는 언감생심이다. 김정은에게 20만명 이상의 개성 주민은 골칫거리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0일 개성공단을 통해 총 5억6000만 달러가 북한 당국에 유입됐고, 2015년 한 해만 1억2000만 달러가 들어갔다고 밝혔을 때 적지 않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17억4000만 달러, 핵개발에 11~15억 달러 등 WMD 개발에 30억 달러 이상으로 투입했으니 그 가운데 20% 가까이가 개성을 통해 들어갔기 때문이다.

 야당이 “개성공단 달러가 김정은 주머니에 들어간다는 증거를 대라”고 주장하지만 노무현 정부도 개성공단 달러의 상당 부분이 노동당에 상납된 사실을 인정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06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공개한 노무현 정부 산업자원부 남북경협총괄지원팀이 통일부 장관에게 보낸 ‘개성공단 입주업체 현안사항’ 공문에 따르면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 월급은 57.5달러이며 이 가운데 30달러가 북 노동당으로 바로 들어가고 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개성공단에 유입된 현금의 70%가 노동당에 유입된다는) 증거는 무엇인지, 언제부터 이 같은 상납 사실을 파악했는지 (정부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할 입장이 아닌 것이다.
 탈북자인 김태산(64) 전 조선체코합작회사 사장은 국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관련 탈북민단체 긴급 세미나’에서 “남측 기업은 북한 근로자 노임으로 80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돼있지만, 북한은 달러를 모두 회수하고 노동자 1인당 북한 돈으로 6000원을 지불한다”고 폭로했다. 또 “장마당 환율은 1달러당 8000원 수준으로, 장마당 쌀 가격이 1㎏당 5000원 정도이므로, 이 돈으로는 쌀 1㎏정도밖에는 살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긁어 모은 개성공단 달러가 어디에 쓰였겠는가? 김씨는 북한 인민경제대학을 마치고 경공업성에서 근무하다 북한과 체코 합작 ‘조선체코신발합작회사’ 북측 사장을 지냈다. 2002년 9월 아내와 자녀 1명과 함께 망명했다. 김씨는 “고향을 북에 둔 망향자의 한 사람으로서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 노동에서 해방되고 북한 독재자의 대량 살상 무기 생산 자금줄이 끊어진 데 대해 원칙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을 통한 달러가 북한 당국에 들어가고 그 달러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김대중 정부가 시작한 금강산 관광 대금 역시 마찬가지다.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김정일에게 보낸 달러 역시 똑같은 의심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보수 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유지해온 것은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에 기여하고 남북평화에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도 야당은 북한을 비난하기는커녕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전쟁하자는 것이냐”가 대표적이다. 개성공단 폐쇄를 “북풍(北風)”이라는 더민주의 주장이야말로 ‘북풍’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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